[Child Care Clinic]SOS 우리 아이 행동 수정 프로젝트
"누가 우리 아이 좀 말려줘요~"
착하고 바른 아이로 키우고 싶은 마음은 이 세상 모든 엄마의 바람. 하지만 아이가 삐뚤거나 그르게 행동할 때면 엄마의 마음은 타들어간다.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긴 해야겠는데 방법을 몰라 속만 끓이고 있다면 지금 당장 「레이디경향」의 문을 두드리자. ‘육아 박사’ 손석한 선생님이 엄마들의 육아 고민을 한 방에 해결해줄 것이다.
Q 친구 한 명에게 집착해요
일곱 살짜리 아들이 단짝 친구가 다른 친구랑 노는 것을 무척 싫어해요. 친구가 자기가 아닌 다른 친구들과 노는 모습을 보고 오는 날이면 무척 힘들어해요. 기운도 없어 보이고요. 친구들과 다 같이 잘 어울려보라고 타일러봤지만 유독 한 친구에게만 목을 매네요. “친구가 늘 내 옆에서 나랑만 놀았으면 좋겠다”라고 하고요. 이러다가는 내년에 학교생활을 시작했을 때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문제를 겪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됩니다.
정혜승(대구 동구)
A 아들이 현재 단짝 친구를 무척 좋아하고, 그 친구에 대한 질투의 감정과 독점 욕구가 강해 보입니다. 아이들은 7, 8세 무렵부터 자신이 좋아하는 친구와 그렇지 않은 친구를 점차 뚜렷하게 구별하기 시작합니다. 좋아하는 친구들 중에서도 단짝 친구를 만들고 싶은 아이가 생기게 마련이지요. 그 결과 늘 그 친구와 어울리려고 하는 경향이 강한데, 대개 자신이 좋아하는 특성을 갖고 있거나 이웃에서 자주 마주치는 아이입니다. 그러한 아이는 다른 친구들도 좋아하는 경우가 많기에 실제적으로 그 아이를 독점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아이의 독점 욕구를 나무라지 마시고 위로를 해주세요. “그래, 엄마도 그 친구가 너하고만 놀면 좋겠는데 그렇지 않아서 네 마음이 힘들겠다”라는 공감의 말씀을 들려주세요. 그런 다음에 아이와 함께 대안을 찾아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두 번째로 마음에 드는 친구는 없니? 엄마 생각에는 그 친구 대신에 다른 친구와 노는 것도 좋을 것 같아” 등의 제안으로 대체할 수 있는 친구를 찾게끔 지도해주세요. 또 그 친구와 놀지 못해서 속상한 마음을 집에서 다른 놀이로 풀 수 있도록 해주세요. 아이가 점차 커갈수록 엄마는 “네 물건과 다르게 친구는 네가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야. 친하게 지내도 항상 같이 놀 수는 없어”라는 말을 자주 들려주실 필요도 있습니다.
Q 마음의 상처 때문에 말을 더듬어요
아들이 다섯 살 때 어린이집에서 자주 떠든다는 이유로 교사들로부터 심하게 혼난 뒤부터 지금까지 3년째 말을 계속 더듬어요. 해당 어린이집은 아이 학대 문제로 없어진 상태이고요. 병원에서는 아들이 어릴 적 받았던 스트레스를 자연스럽게 떨쳐낼 수 있도록 자주 함께 이야기를 하고 틈틈이 책을 많이 읽어주라고 하던데, 아무리 노력해도 아들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아 답답하고 속상해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김지영(충남 서천군)
A 다섯 살 때 학대를 받았던 사건이 일종의 ‘트라우마(심한 정신적 외상)’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당시의 공포감과 불안했던 마음이 말더듬 증상으로 나타났다가 현재까지 후유증이 남은 것이지요. 만일 아이가 불안하거나 긴장된 상황에서 말을 더듬는 증상이 심해진다면 더욱 그랬을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단지 아이에게 책을 자주 읽어주거나 책읽기를 연습시키는 정도의 노력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는 과거의 트라우마를 떨칠 수 있도록 심리치료를 해줘야 합니다. 아동의 심리치료는 대개 놀이치료 형태로 진행되고, 소아정신과 병원이나 아동 상담소 등에서 시행합니다. 음악치료나 미술치료 등도 도움이 되지요. 그리고 언어평가도 받아서 말더듬의 정도를 확인한 후 언어치료를 함께 받아야 합니다. 비록 심리적인 원인에 의한 것이라고 할지라도 오랜 기간 지속되면 언어적인 습관으로 굳어져 성인기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부모님께서는 결코 서두르는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됩니다. 아이 스스로도 자신의 문제를 인식하고 있기에 부모님의 그러한 태도가 아이에게 좌절감과 심리적 압박감을 안겨줄 수 있습니다.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천천히 변화하는 아이의 모습을 기대하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요구됩니다.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려서 놀게끔 하는 시간을 많이 제공해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Q 부모의 말을 무시해요
네 살짜리 딸이 도무지 말을 듣지 않아요. 이름을 불러도 아무런 대꾸도 하지도 않고, 이런저런 말을 건네도 똑같은 태도로 무시하기 일쑤예요. 자기가 원하는 대로 안 될 때는 삐친 채로 골방에 들어가서 우두커니 혼자 앉아 있기도 하고요. 그러다 보니 자주 소리를 지르며 혼을 내게 되는데, 아이는 그런 상황에서도 별다른 반응이 없고 가끔은 장난으로 무마하려고 하네요. 대체 아이가 왜 이런 행동을 하는 건가요? 윤다정(서울 강남)
A 아이는 지금 비언어적으로 의사소통을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자신의 화난 마음 등 부정적인 감정을 말을 하지 않음으로써 부모에게 강력하게 전달하는 것이지요. 결국 엄마나 아빠가 화를 내면서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면 아이의 목적이 이루어진 셈인데, 이러한 행동은 엄마를 속상하게 만들고자 하는 심리적 동기가 작용하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따라서 아이가 말을 하지 않거나 대답을 하지 않을 때 직접적인 지적이나 비난보다는 아이의 현재 마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이셔야 합니다. 예컨대 “우리 OO가 지금 말하기 싫은가 보구나. 기분이 풀리면 나중에 엄마와 얘기하자”라고 말씀해주세요. 자신이 말하지 않고자 하는 의도를 엄마가 받아들이고, 불편한 감정 상태를 엄마가 알아채고 있음을 알리기 위함입니다. 이렇게 할 경우 아이는 결국 엄마의 말대로 마음이 풀려서 먼저 얘기를 건네올 것입니다. 훈육적인 차원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혼을 낸다면 아이는 더욱 말을 하지 않으려고 하거나 도망가려고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일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대화를 나누려고 하지 않는다면 “엄마와 함께 인형놀이를 할까?” 등 제안을 하고 놀이를 해보세요. 놀이를 즐겁게 하다 보면 아이는 자연스레 대화에 응하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아이가 주로 언제 대답이나 반응을 보이지 않는지를 잘 살펴서 향후 그러한 상황 자체가 생기지 않도록 잘 예방하는 데도 주력하세요.
Q 혼자서는 절대 공부를 안 해요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이 스스로 공부하려고 하지를 않아요. 꼭 옆에서 누가 시켜야지만 책상 앞에 앉아서 공부하는 시늉이라도 한답니다. 저희 부부는 맞벌이를 해서 밤늦게 퇴근하고 돌아와 하루 종일 숙제도 해놓지 않은 아이를 붙잡고 공부를 시키려니 여러모로 참 힘이 드네요. 부모가 옆에서 큰소리를 치며 혼을 내야만 겨우 책상 앞에 앉는 우리 아들,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가르칠 수 있는 좋은 방법 없을까요? 정은혜(경기 수원)
A 아이가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습관을 들이는 것은 아마 대부분의 부모들이 바라는 사항일 것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러기 힘들죠. 특히 초등학생의 경우 스스로 알아서 공부를 하고, 학습 과제를 마치는 아이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대개 중고생이 되어 공부의 중요성과 학습의 필요성을 느끼고 난 다음에야 가능하지요. 따라서 어린 나이에 스스로 학습하는 습관을 가르쳐주기 위해 가장 중요하고도 필요한 방법은 부모가 모범을 보이는 것입니다. 아빠는 집에 들어와 아이 옆에서 책이나 신문을 읽고, 엄마도 아이의 공부를 전적으로 봐주는 대신에 함께 책을 읽으면서 중간중간 확인하는 방법을 써보세요. 또 아이가 정해진 시간에 과제를 다 완수하면 적절한 보상을 해주세요. 그런 다음 엄마가 집에 들어오기 전에 스스로 과제를 완수할 것을 약속한 뒤 엄마가 점검하는 식으로 바꿔나갑니다. 이러한 과정에서도 충분한 칭찬과 적절한 보상이 필요합니다. 이른바 ‘외적 동기’를 제공하는 것이지요.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자기 스스로 성취감을 느끼게 되는 ‘내적 동기’로 바뀌어나갈 것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물질적 보상뿐만 아니라 엄마의 칭찬과 격려가 필수입니다. 또 아이의 하루 생활을 30분 단위로 쪼개서 계획표를 만들어 지키게끔 하는 시간 관리도 해주세요. 나중에는 아이 스스로 생활계획표를 만들도록 해야 합니다.
손석한 선생님은…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로 활동하고 있으며 KBS-2TV ‘생방송 세상의 아침’, SBS-TV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긴급출동 SOS’, EBS-TV ‘육아일기’, 육아방송 ‘손석한 박사의 1mm 육아’, ‘저출산 극복을 위한 육아 솔루션’ 등 다수의 TV 프로그램에서 자문을 맡거나 고정 출연하며 활발한 방송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빛나는 아이」, 「아이의 미래를 바꾸는 아빠의 대화 혁명」 등이 있다.
「레이디경향」은 이 세상 모든 엄마와 함께합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육아 고민을 애독자 엽서 혹은 이메일(kkulbong@kyunghyang.com)로 보내주세요. 정성스럽고 속 시원한 답변으로 보답하겠습니다.
■기획&진행 / 윤현진 기자
■도움말 / 손석한(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사진 제공 / 케이엠스타&탑차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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