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ld Care Clinic]SOS 우리 아이 행동 수정 프로젝트
“누가 우리 아이 좀 말려줘요~”
착하고 바른 아이로 키우고 싶은 마음은 이 세상 모든 엄마의 바람. 하지만 아이가 삐뚤거나 그르게 행동할 때면 엄마의 마음은 타들어간다.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긴 해야겠는데 방법을 몰라 속만 끓이고 있다면 지금 당장 「레이디경향」의 문을 두드리자. ‘육아 박사’ 손석한 선생님이 엄마들의 육아 고민을 한 방에 해결해줄 것이다.
Q 늘 튀어 보이려고 해요
다섯 살 아들이 남들과 다르게 행동하려는 성향이 지나치게 강해요. 어떻게 하면 친구들보다 더 튀어 보일지 늘 고민하고, 실제로 돌출적인 행동을 할 때가 많아요. 처음에는 창의적인 성격이라고 생각하고 좋게 받아들였는데, 학교나 학원에서 단체생활에 적응하려고 하기보다는 자꾸만 혼자 뭔가 다른 모습을 보이려고 하니까 제가 더 스트레스를 받네요. 아이를 계속 이대로 두어도 괜찮은 걸까요? 아이가 주눅 들지 않게 하면서 이런 행동을 자제시킬 수 있는 해결책을 알려주세요. 정혜인(대구 달서구)
A 남들의 관심과 주목을 끌려는 심리가 강하네요. 실제로 남들과 다른 행동을 보이면 주변에서 관심을 보이기 때문에 튀는 행동이 더욱 심해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말씀하신 대로 주변에서 처음에는 좋게 받아들이다가 점차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게 되고 결국 아이는 심리적인 상처를 받게 되지요. 이제부터 엄마가 아이에게 상황에 적합한 말과 행동을 하나하나 가르쳐 나가세요. 다만 “그렇게 행동하지 마”가 아니라 “이렇게 행동해”라고 말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컨대 “친구들과 다르게 행동하지 마” 대신에 “친구들이 모두 선생님 말씀대로 행동하면 너도 그렇게 해. 그래야 친구들과 선생님이 너를 이상하게 보지 않아”라는 말씀을 해주세요. 이와 같은 과정은 반복적으로 꾸준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아이의 문제 되는 행동을 집에서 재연시켜서 역할극 형식으로 교정시켜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올바른 행동 양식을 엄마가 시범으로 보여주고, 아이에게 따라 하게끔 하는 겁니다. 아이가 주눅이 들까봐 그대로 내버려두었다가는 더 부정적인 피드백이 이루어져서 이른바 ‘낙인’ 효과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주변에서 아이를 말썽꾸러기, 말 안 듣는 아이, 이상한 아이 등으로 취급할 수 있지요. 또 집이나 야외에서는 마음껏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말과 행동을 하되, 단체생활을 할 때는 다른 사람들의 말과 행동을 잘 살펴봐서 자신을 맞추어 나가게끔 하는 식으로 상황 구별 능력도 키워주셔야 합니다.
Q 습관적으로 반말을 해요
일곱 살 아들이 툭하면 반말을 해요. 엄마, 아빠, 친척들에게는 물론이고 선생님, 친구의 엄마 등 자신에게 잘해주는 어른들에게 습관적으로 무조건 말을 놓는 바람에 민망할 때가 참 많아요. 게다가 또래 아이들보다 늦게 말을 시작한 아들이 요즘에는 하루 종일 입을 잠시도 다물지 않을 정도로 말이 늘어서 엄마인 제가 피곤할 정도예요. 아들의 이런 행동들을 따끔하게 혼내면서 바로잡아야 할지 아니면 좋게 타이르면서 가르쳐야 할지 방법을 가르쳐주세요. 전유미(인천 연수구)
A 일곱 살이라면 어른에게 존댓말을 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집에서부터 부모님에게 존댓말을 하도록 가르쳐 일가친척 어른들에게 존댓말을 사용하고, 집 밖의 모든 어른들에게도 존댓말을 쓰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많은 아이들이 부모에게는 반말을 하고 다른 어른들에게는 존댓말을 하곤 합니다. 따라서 현실적인 차원에서 아이에게는 최소한 부모님을 제외한 모든 어른들에게 존댓말을 사용할 것을 지시하세요. 엄마가 보는 앞에서 다른 어른에게 반말을 사용하는 즉시 “‘~에요’ 하면서 말씀드려야지”라고 정정해준 다음에 “아이가 버릇없이 반말을 사용해서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하세요. 따끔하게 야단을 쳐서 고치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겠지만, 이 경우 아이는 다른 사람 앞에서 혼난 것에 대한 분노와 수치심을 경험할 수 있기에 주의를 요합니다. 상대방 어른도 “괜찮아요”라고 반응하는 것보다는 “맞아, 엄마 말씀처럼 어른에게는 존댓말을 사용해야지”라고 응해주시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한편, 아이의 말수가 늘어난 것은 언어 발달이 급속도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지적인 호기심이나 단어의 확장이 아니라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에 따른 증상일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행동량이 많다거나 과제나 일상생활을 수행할 때 주의력이 떨어지는 증상이 동반되므로 유심히 관찰해보세요.
Q 휴대폰을 사달라고 졸라요
여섯 살짜리 딸이 휴대폰을 사달라고 조르네요. 조금 더 크면 사주겠다고 타일러봤지만, “친구들은 다 갖고 있다”면서 매일 징징대기 일쑤예요. 요즘은 유치원생들도 휴대폰을 들고 다니는 경우가 부쩍 늘었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아이들이 스스로 사리분별을 할 수 있는 능력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일찍부터 휴대폰을 통한 여러 서비스에 노출되는 것이 걱정스럽고 불안해요. 제가 너무 보수적인 걸까요? 휴대폰 문제로 아이와 매일 실랑이를 벌이느라 무척 힘이 듭니다. 이수정(부산 해운대구)
A 여섯 살 아이에게 휴대폰을 사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휴대폰, 인터넷, 스마트폰, 게임기, TV 등은 가급적 아이들에게 늦게 노출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어릴 적부터 이를 많이 사용하면 결국 미디어 중독 상태로까지 빠져들기 쉽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많은 부모님들이 미디어 중독의 심각성과 폐해를 잘 모르기 때문에 별 생각 없이 어린아이들에게 휴대폰을 사주곤 합니다. 아이에게 휴대폰을 마련해주는 시기는 가급적 최대한 늦춰주십시오. 휴대폰 대신에 아이가 흥미를 느낄 만한 장난감이나 놀이를 제공해주는 것도 좋습니다. 그러나 아이는 엄마가 우려하는 여러 가지 이유를 잘 실감하지 못할뿐더러 친구들은 다 가지고 있는데 나만 없다는 사실에 대해서 짜증과 실망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휴대폰을 사주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고 옳은 결정이긴 하지만, 정말로 주변 아이들 대부분이 다 휴대폰을 가지고 있고, 이로 인해 아이가 심리적으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한번 고려해보십시오. 대신에 적절한 휴대폰 사용을 지도·감독해야 합니다. 단순히 전화를 받는 기능만 있게 한다든지, 유치원에서만 사용하다가 집에 와서는 사용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휴대폰 사용을 감독하지 않고 내버려두었다가는 아이가 하루 종일 휴대폰을 곁에 두고 지낼지도 모르니까요.
Q 남의 물건에 손을 대요
초등학교 2학년에 올라가는 딸이 자꾸만 연필, 지우개, 색연필, 수첩 등 친구들의 물건을 슬그머니 가방에 넣어가지고 와요. “이것들 다 어디서 났니?”라고 물어보면 “예쁘고 좋아 보여서 내 것 하려고 가져왔어”라고 말하고요. 그러면 안 된다고, 다시 친구들에게 돌려주라고 설득하는데도 도무지 말을 듣지 않아요. 딸에게 벌써부터 도벽이 생긴 건 아닌가 하고 하루에도 몇 번씩 가슴이 철렁 내려앉습니다. 그렇다고 아이를 경제적으로 부족한 환경에서 키우는 것도 아니에요. 늦게 가진 외동딸이기에 갖고 싶다는 것이 있으면 대부분 모두 사주는 편이거든요. 그런데 대체 제 딸이 왜 이런 걸까요? 박정혜(대전 서구)
A 아이에게 어떠한 여과나 제한 없이 갖고 싶은 욕구를 다 들어줬던 것이 오히려 더 문제를 키웠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제부터는 욕구에 대해 적절한 제한을 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이의 경우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항상 얻어왔기에 아무런 거리낌 없이 친구의 물건을 가져온 것입니다. 초등학교 2학년에 올라가는 시기의 아이에게 도덕 교육은 매우 중요합니다. 훔치는 행동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잘못된 행동으로 처벌의 대상이라는 점을 명확하게 강조하세요. 따라서 아이를 야단치고 훈육해야 합니다. 엄마의 실망감을 표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다른 아이들에게 훔친 물건을 돌려주라고 주문해도 실행에 옮기지 않는다면, 엄마가 대신 그 친구나 그 엄마에게 물건을 돌려주세요. 훔친 물건을 그대로 자신의 것처럼 사용하게 하지 마세요. 훔친 물건이라는 것이 밝혀지면 엄마가 그 물건을 압수해야 합니다. 갖고 싶은 물건이 있다면 반드시 부모님에게 말씀드려서 얻도록 할 것도 주지시키세요. 당분간은 매일 아이의 행동을 점검하셔야 합니다. 부모님에게 들켰을 때만 야단을 맞고, 들키지 않았을 때는 운 좋게 넘어간다는 인식을 갖게 되면 도벽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매우 높으니까요. 만일 계속되는 훈육에도 잘못된 행동이 교정되지 않는다면 욕구 혹은 충동 조절 능력이 부족한 것이므로 전문가에게 의뢰해 상담이나 치료를 받게 하세요.
손석한 선생님은…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로 활동하고 있으며 KBS ‘생방송 세상의 아침’, SBS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긴급출동 SOS’, EBS ‘육아일기’, 육아방송 ‘손석한 박사의 1mm 육아’, ‘저출산 극복을 위한 육아 솔루션’ 등 다수의 TV 프로그램에서 자문을 맡거나 고정 출연하며 활발한 방송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빛나는 아이」, 「아이의 미래를 바꾸는 아빠의 대화 혁명」 등이 있다.
우리 아이 육아 고민, 「레이디경향」에 맡겨주세요
「레이디경향」은 이 세상 모든 엄마와 함께합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육아 고민을 애독자 엽서 혹은 이메일(kkulbong@kyunghyang.com)로 보내주세요. 정성스럽고 속 시원한 답변으로 보답하겠습니다.
■기획&진행 / 윤현진 기자
■도움말 / 손석한(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사진 제공 / 케이엠스타&탑차일드 ■모델 / 박건형, 조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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