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ld Care Clinic]우리 아이 행동 수정 프로젝트
“누가 우리 아이 좀 말려줘요~”
착하고 바른 아이로 키우고 싶은 마음은 이 세상 모든 엄마의 바람. 하지만 아이가 삐뚤거나 그르게 행동할 때면 엄마의 마음은 타들어간다.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긴 해야겠는데 방법을 몰라 속만 끓이고 있다면 지금 당장 「레이디경향」의 문을 두드리자. ‘육아 박사’ 손석한 선생님이 엄마들의 육아 고민을 한 방에 해결해줄 것이다.
Q 아이가 밤에 잠을 안 자요
올해 여섯 살인 남자아이인데, 밤에 아이 재우기가 무척 힘이 들어요. 보통 10시에 자라고 불을 꺼주면 12시까지 안 자고 혼자서 뒹굴뒹굴해요. 저희 부부가 거실에서 드라마를 보고 집 안 정리를 한 뒤 다시 방에 들어갈 때까지 놀고 있어요. 낮잠은 어린이집에서 1시간 정도 자고, 아침에는 7시 정도에 일어나요. 작정하고 아이와 같이 10시부터 누워서 잠을 재워봤는데도 역시 2시간 넘게 잠을 안 자요. 울거나 보채지는 않는데, 이렇듯 잠을 못 자니까 걱정이에요.
문정희(경기 고양시)
A 잠을 잘 자는 것은 아이들의 신체와 정신 건강에 매우 중요합니다. 잠은 지친 신체와 마음을 회복시켜주고 아이들이 성장하게끔 도와주며, 감정을 조절해 주기도 할 뿐 아니라 심지어 낮에 학습한 내용을 기억시켜주는 기능까지 합니다.
일단, 부모의 올바른 수면습관이 중요합니다. 아이한테만 일찍 잠을 자라고 하고, 부모가 함께 자지 않으면 아이들은 대부분 잠들기를 거부합니다. 때문에 부모를 포함해 가족 전체가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하루 이틀이 아니라 적어도 한 달 이상 지속적으로 하다 보면 개선될 것입니다.
또 소음과 빛을 차단하세요. TV나 비디오를 켜놓은 채로 혹은 불을 끄지 않은 채로 아이를 재우려 하면 아이가 잠들기 어렵습니다. 지나친 흥분과 각성 상태도 피하세요. 아이의 몸과 뇌가 저녁 늦은 시간까지 흥분되어 있으면 잠자리에 누워서도 쉽게 진정되지 않습니다.
저녁 식사 이후에는 가급적 가벼운 신체 및 두뇌 활동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낮 동안의 충분한 활동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신체적으로 활발하게 움직이는 야외활동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완 상태를 유도하세요. 잠이 드는 과정에서 거치는 것이 바로 신체적·심리적 이완 상태입니다. 이완을 촉진시키기 위해서는 목욕, 동화책 읽어주기, 조용한 음악 틀어주기, 엄마의 자장가 들려주기 등이 도움이 됩니다.
Q 등을 항상 구부리고 앉아 있어요
여덟 살 된 딸아이의 자세가 늘 구부정해요. 그나마 걸어 다닐 때는 등을 펴고 걷는데, 유독 앉을 때만 등을 구부정하게 하고 앉네요. 평소에 아무리 말해도 고쳐지지가 않아요. 주의를 주면 잠깐 허리에 힘을 주다가 다시 구부정하게 앉아요. 아직 어린데, 앞으로 자세가 이렇게 굳어버리게 될까봐 걱정이 많아요. 성장 발달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 같고 키가 크지 않을까봐 걱정이에요. 또 성격 형성이나 두뇌 발달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듯한데 어떻게 해야 고칠 수 있을까요? 최현정(경기 성남시)
A 아이가 앉아 있을 때 등을 구부리는 것은 한마디로 그러한 자세가 아이가 느끼기에 편안하기 때문입니다. 아마 자신도 모르게 편안한 자세가 습관적으로 굳어졌을 겁니다. 하지만 우려하시는 대로 척추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에 지금 고쳐주어야 합니다.
엄마의 지시에 따라서 아이 스스로 자세를 교정하는 것은 잠깐은 가능하지만 오래가지 않습니다. 따라서 당분간은 엄마가 아이의 옆에 앉아서 등을 편 상태로 앉게끔 도와주셔야 합니다. 엄마의 손으로 등을 눌러주거나 허리를 펴게끔 해주세요. 그렇게 해서 아이로 하여금 엄마가 바라는 좋은 자세를 직접 알게 하는 것입니다.
또 등을 펴고 있는 시간을 처음에는 10분 정도로 시작해서 매일 조금씩 늘려 나가세요. 아이가 엄마의 도움에 별다른 저항을 보이지 않으면 칭찬을 많이 해주세요. 그러나 아이의 저항이 심하면 좋은 자세의 중요함을 강조하는 책이나 의학 칼럼 등을 인용해서 설명해주는 것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아이는 엄마가 왜 등을 똑바로 펴라고 하는지 그 이유 자체를 잘 인식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다음에야 다시 등을 똑바로 펴라고 반복적으로 일러주거나 엄마가 옆에서 도와주세요. 이때 아이와 사이가 나빠지지 않게끔 강도를 조절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Q 자기 물건에 애착이 너무 강해요
제 아들이 올해 초등학교 3학년이 됐어요. 외아들이라 부족한 거 없이 키운다고 했는데, 유난히 자기 물건에 대한 애착이나 집착이 강해요. 자기 물건을 다른 사람이 만지는 걸 무척 싫어하는 거예요. 예를 들면, 친구들이 집에 놀러 와도 자기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친구가 만지는 게 싫어서 친구가 집에 갈 때까지 손에 들고 다닐 정도예요. 자기 것에 대한 집착과 소유욕이 심한 우리 아이, 어떻게 가르쳐야 하나요? 김지영(서울 강북구)
A 자기 물건을 다른 사람들이 만지는 것을 싫어하는 이유에 대해서 보다 더 구체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령 내 물건을 나도 모르는 사이에 슬쩍 훔쳐 갈까봐 염려하는 아이에게는 친구에 대한 긍정적인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혹은 친구들이 자기 물건을 만지면 더러워진다거나 고장 나게 되는 것을 염려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이와 같은 부분을 걱정하는 아이에게는 엄마의 안심시키기가 필수적입니다. 예컨대 “더러워지면 엄마가 깨끗하게 닦아줄게”라든가 “혹시 친구가 망가뜨리면 엄마가 고쳐주거나 새로 사줄게”라고 말씀해주세요.
만일 이와 같은 걱정들 때문에 자기 물건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소유욕이 커서 친구의 접근을 싫어하는 것이라면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아이를 가르치세요. “네 물건이 무척 소중하고 좋아서 늘 손에 갖고 있는 것은 알겠어. 하지만 네가 소중하게 여기는 물건을 친구와 함께 사용한다면 친구는 너를 무척 좋아할 거야. 물건도 소중하지만 친구는 더 소중하단다”라는 말로 친구의 중요성과 우선적 순위를 일러주세요.
만일 아이가 동의하지 않고 물건에 대한 집착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차라리 친구가 놀러 왔을 때 처음부터 안전한 장소에 보관해 아이가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고 친구와 놀이 자체에 전념하게끔 해주세요. 공유, 나눔, 배려, 양보 등의 가치를 가르쳐주는 동화책이나 어린이용 서적을 읽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밥 먹을 때 국을 안 먹고 식습관이 지저분해요
Q 초등학교 2학년 된 딸아이의 밥 먹는 습관이 이상해요. 편식을 하는 건 아닌데 국 종류를 무척 싫어해요. 오로지 미역국만 먹고, 일반 국물이 있는 음식은 모두 싫어해요. 다른 국과 찌개 종류는 아예 입에 대지를 않아요. 라면과 국수에 있는 국물은 먹는데, 왜 국물 있는 다른 음식은 먹지 않는 건지 모르겠어요. 또 또래 다른 아이들은 밥 먹을 때 깨끗하게 잘 먹는데, 우리 아이는 유난히 입을 벌리고 먹으면서 음식물을 옷에 계속 흘려요. 밥 한번 먹으면 옷과 주위가 음식물로 인해 지저분해져요. 아이가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닌 듯한데, 바꾸려는 의지가 없어요. 먹는 건 잘 먹는데, 아무리 깨끗하게 먹자고 말해도 안 되니 어떻게 해야 하죠? 김유경(서울 서대문구)
A 아이에게도 분명하게 식성이 존재합니다. 어른들도 특정한 고기와 국물, 찌개 등을 좋아하듯이 아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디까지나 기호의 문제로 보이기 때문에 국과 찌개를 싫어한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더구나 미역국을 잘 먹는다고 하니 가급적 미역국을 자주 끓여주는 것이 좋겠습니다. 라면과 국수에 있는 국물을 먹는 이유는 한꺼번에 먹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거나 국물 자체가 더 맛있다고 여기기 때문이지요.
다만 음식을 지저분하게 흘리면서 먹는 것은 꼭 고쳐야 할 습성입니다. 식사 예절과 관련된 문제로 초등학교 2학년 여학생의 경우 어리다는 이유로 넘어갈 수는 없는 일입니다. 아이가 편안하고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숟가락, 젓가락, 포크 등을 주세요. 또 한 번에 많은 양을 떠먹지 않게끔 훈련시키세요. 식사를 마친 다음에 흘린 음식물을 엄마와 아이가 함께 치우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아이로 하여금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게 하는 의미입니다. 입을 작게 벌리고 먹으라는 지시도 여러 번 반복적으로 가르쳐야 합니다. 만일 아이가 전보다 음식을 적게 흘리고 먹었다면, 칭찬해줌으로써 행동 변화에 대한 의지를 심어주세요. 그냥 지나치면 아이는 개선에 대한 동기가 별로 생기기 않습니다. 엄마를 비롯한 다른 가족이 음식을 깨끗하게 먹은 뒤 각자가 먹은 밥공기, 숟가락, 젓가락 등을 치우는 모습도 보여주세요. 아이가 자연스레 보고 배울 수 있게끔 환경을 제공해주는 셈입니다. 올바른 식습관에 관한 그림책이나 동화책 등을 통해서 아이를 교육해 나가는 것도 병행되어야 합니다.
손석한 선생님은…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로 활동하고 있으며 KBS ‘생방송 세상의 아침’, SBS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긴급출동 SOS’, EBS ‘육아일기’, 육아방송 ‘손석한 박사의 1mm 육아’, ‘저출산 극복을 위한 육아 솔루션’ 등 다수의 TV 프로그램에서 자문을 맡거나 고정 출연하며 활발한 방송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빛나는 아이」, 「아이의 미래를 바꾸는 아빠의 대화 혁명」 등이 있다.
우리 아이 육아 고민, 「레이디경향」에 맡겨주세요
「레이디경향」은 이 세상 모든 엄마와 함께합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육아 고민을 애독자 엽서 혹은 이메일(min7765@hanmail.net)로 보내주세요. 정성스럽고 속 시원한 답변으로 보답하겠습니다.
■기획&진행 / 김민주 기자
■도움말 / 손석한(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사진 제공 / 케이엠스타&탑차일드 ■모델 / 정호연, 김현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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