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비타민] 당하지도 말고 해서도 안 될 왕따
2012년 07월 29일 (일) 18:28:15 뉴스천지
손석한 연세신경정신과 의원 원장
학교에서 발생하는 왕따(집단 따돌림) 때문에 부모님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왕따는 학교차원을 넘어서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부모의 과보호 속에서 자라는 요즘 아이들은 문제를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해 왕따를 당하더라도 속수무책으로 있곤 한다. 왕따를 경험한 아이들은 이후로도 대인관계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지고, 새로 만나게 되는 주변 친구들이나 동료들에 대한 신뢰감의 형성이 어려우며, 언제 또 다시 왕따를 당하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늘 가지고 살아간다.
이러한 불안감은 만성적이며 잦은 두통, 복통, 근육통 등 다양한 신체증상을 불러 오기도 한다. 대인관계의 폭은 더욱 좁아지게 되고, 스스로 외부와의 경계선을 그어서 더욱 고립적인 생활을 하거나 인터넷 게임에 몰두하는 등 비(非)사회화되는 방향으로 발전한다. 그렇게 되면 다른 사람들과의 교류는 더욱 적어지게 되고, 그 결과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능력이 더욱 쇠퇴하게 되는 악순환의 고리로 빠져 든다. 또한 심한 경우 피해의식이나 피해망상으로까지 발전하는 경우도 있다. 왕따를 당하는 아이에게 자주 보이는 특성과 부모의 대처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자.
첫째, 주위로부터 고립되어 있는 특성이다. 고립은 왕따를 당하는 원인일 수도 있고, 왕따를 당한 결과일 수도 있다. 친구가 별로 없고, 대화를 나누지 않으며, 공동의 관심사나 활동에 참가하지 않는다. 따라서 부모는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만들어 줘서 대화나 공동 활동의 경험을 하게끔 한다. 아이가 혼자 있을 때보다 다른 사람들과 같이 있는 것을 더욱 친숙하게 여기거나 즐거워한다면 왕따를 예방할 수 있다.
둘째, 행동이 부산하고 주의가 산만하다. 동시에 충동적이어서 친구들에게 호감을 줄 만한 행동을 잘 하지 못하고, 반대로 미움 받을 만한 행동을 자주 보인다. 부모는 아이에게 항상 생각을 한 다음에 말과 행동을 할 것임을 일러준다. 친구들이 놀이를 할 때 곧바로 끼어들지 말고, 옆에서 충분한 시간 동안 관찰을 한 다음에 친구들에게 요청을 해서 놀이에 참여하게끔 하는 과정을 훈련시킨다.
셋째, 특이한 외모 또는 행동 특성을 가진 아이의 경우 또래아이들의 주목을 받게 되고 동시에 놀림의 대상이 된다. 안타깝지만 신체적 장애나 핸디캡을 가진 경우도 여기에 해당된다. 부모는 아이가 자아 존중의 마음을 잃지 않게끔 외모에 대한 민감성을 줄여준다. 그렇다고 외모 자체를 부인해서는 안 된다. 비록 특이한 외모나 행동 특성을 갖고 있더라도 그것은 너를 설명해주는 일부분밖에 되지 않고, 다른 부분들이 더 많음을 가르쳐 준다. 혹시 친구들이 놀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미리 예상하게끔 한 다음에 무시하기, 선생님이나 부모님에게 즉시 알리기, 친구들에게 놀리지 말 것을 직접 말로 표현하기, 불쾌한 감정을 말로 표현하기 등을 훈련시킬 수 있다.
넷째, 자기주장이 별로 없고 유머능력이 결여된 아이다. 이러한 경우 친구들이 장난삼아 한두 번 놀리게 되어도 가만히 있거나 또는 복종적으로 반응한다. 따라서 친구들은 이후에도 놀리거나 괴롭히는 행동을 계속하게 된다. 아이는 자기주장 능력을 키워야 한다.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때 부모는 끊지 말고 끝까지 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아이의 생각에 옳다고 반응해주는 횟수를 늘려서 아이의 자신감을 키워 준다. 자신의 감정을 말로 표현할 때도 긍정, 공감, 칭찬의 반응을 해 준다. 이와 같이 왕따의 예방을 위한 부모의 노력이 중요하지만, 일단 왕따가 발생하면 주변 사람들과 사회의 관심과 개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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