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ld Care Clinic]우리 아이 행동 수정 프로젝트
“누가 우리 아이 좀 말려줘요~”
착하고 바른 아이로 키우고 싶은 마음은 이 세상 모든 엄마의 바람. 하지만 아이가 삐뚤거나 그르게 행동할 때면 엄마의 마음은 타들어간다.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긴 해야겠는데 방법을 몰라 속만 끓이고 있다면 지금 당장 「레이디경향」의 문을 두드리자. ‘육아 박사’ 손석한 선생님이 엄마들의 육아 고민을 한 방에 해결해줄 것이다.
Q 학교에서 이상한 욕을 배워 와요
초등학생인 아이가 학교에 가서 ‘험한 말’이나 ‘이상한 욕’ 등을 많이 배워 와서 속상해요. 그런 말은 하면 안 된다고 아무리 가르쳐도 소용이 없어요. 아이들 사이에서는 그런 이상한 욕을 사용하지 않으면, 오히려 ‘왕따’를 시키거나 무시를 한다고 합니다. 그 말을 들으니 엄마 입장에서 욕을 하라고도, 하지 말라고도 할 수 없네요.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요? (서미영, 대전 중구)
A 부모님이 아이에게 가르쳐야 할 점은 ‘욕이 폭력과 다름없다’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남을 때리면 신체적 공격성, 욕을 하면 언어적 공격성을 보이는 것입니다. 따라서 아이들의 공격성 조절에 문제가 생기면 욕을 많이 하게 되지요.
한편으로는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 욕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같은 반 친구들이 욕을 쓰게 되면 외톨이가 되지 않기 위해 자신도 욕을 하지요. 처음에는 마음속으로 내키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아무렇지 않게 느껴져서 습관처럼 굳어집니다.
아이가 욕을 사용하지 않게끔 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노력이 중요합니다. 첫째, 아이가 욕을 사용할 때 그냥 지나치지 말고 반드시 잘못을 지적하세요. 그러나 이때 지나치게 혼을 내면 아이의 반감이 커지므로 차분하고도 단호하게 말하세요. 둘째, 욕이 아닌 좋은 말을 아이와 함께 찾아보세요. 예를 들어 ‘졸라’라는 말 대신에 ‘무척’ 혹은 ‘몹시’라는 말을 가르쳐주세요. 또 욕이 어느 말로부터 생겼는지도 가르쳐주세요. 제가 아는 4학년 여학생은 ‘졸라’가 어른 남자의 성기를 가리키는 말로부터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된 후 다시는 그 말을 사용하지 않게 됐지요. 셋째, 아이가 혼자 인터넷을 하거나 전화를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인터넷을 이용할 때나 전화로 대화를 할 때 욕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넷째, 아이가 화났을 때 욕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활동(예: 독서, 놀이, 미술, 음악, 체육 등)을 통해 분노를 누그러뜨리게 유도하세요. 아이에게는 내가 먼저 욕을 사용하지 않으면 고운 말을 쓰는 친구들이 점차 늘어날 것이라는 점도 일러주세요.
Q 주위 사람들에게 장난감을 사달라고 협박해요
아들에게 원하는 장난감을 비교적 잘 사주는 편이에요. 그런데 갖고 싶은 장난감은 갖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이제는 누굴 봐도 사달라고 졸라요. 할머니, 할아버지는 물론 사촌 형들에게까지 “장난감 사주세요”가 아니라 “장난감 사내”라고 협박하는 수준이에요. 저희 부부가 요즘 이 문제 때문에 고민이 심각한데, 어떻게 하면 아이의 이런 못된 습관을 고칠 수 있을까요? (김민정, 경기 안산시)
A 장난감을 사달라는 아이의 요구에 부딪힐 때 ‘어른이 취해야 할 태도’는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아이가 원하는 장난감이 기존에 갖고 있는 장난감과 기능이 유사한지를 살펴보세요. 그런 다음에 아이가 갖고 있지 않은 종류라면 가급적 사주십시오. 아이는 어느 정도의 장난감을 가지고 놀 권리가 있으니까요. 그러나 이미 갖고 있는 장난감과 비슷한 유형이라면 부모님의 경제적 사정과 아이의 욕구 조절 두 가지 측면에서 제한을 두어야 합니다. 즉 아이에게 참을성이나 욕구 조절 능력을 키워준다는 의미에서 사주지 않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너는 비슷한 장난감을 집에 갖고 있어. 그러니 엄마가 사줄 수 없어” 혹은 “나중에 네 생일이나 어린이날에 사줄게”라고 답하세요.
아이가 떼를 쓰려고 하면 지체 없이 장난감 매장을 빠져나오거나 쇼핑을 중단하고 집으로 돌아가세요. 만일 아이를 기죽지 않게 하려고 혹은 뭐든지 풍족하게 해서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려는 차원에서 사달라는 대로 장난감을 사준다면 아이의 기분은 순간적으로 좋을지 모르겠지만 필수적으로 터득해야 하는 ‘욕구 조절 능력’의 달성과는 점점 더 거리가 멀어집니다. 어른이 되어서도 쇼핑 중에 충동적 구매를 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혹은 아이의 떼쓰기에 굴복해서 결국 장난감을 사준다면 아이의 그런 행동을 더욱 부추기는 결과를 얻을 것입니다. “엄마는 너를 사랑하지만 돈이 없어서 이제 장난감을 사줄 수 없어. 대신에 사랑의 표시로 네 뺨에 뽀뽀를 해줄게”와 같은 대응 방식도 써보십시오.
Q 아들이 ‘성(性)’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어요
초등학교 6학년이 된 아들이 성에 대한 호기심과 이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고 있습니다. 여자아이들에게 가끔 신체적인 접촉을 시도해서 그 아이의 부모들에게 항의 전화를 받은 적도 있습니다. 잠을 잘 때는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고 자신의 성기를 만지면서 잡니다. 그동안 특별히 성교육을 시킨 적은 없는데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요? (권미경, 충북 청주시)
A 초등학교 6학년이라면 사춘기에 접어들 나이입니다. 따라서 단순한 호기심이나 놀이 형태가 아니라 성에 대한 관심과 욕구가 증대되어 이성의 신체나 자신의 성기를 만지는 것입니다. 이 경우에는 단호하고도 철저한 성교육을 하셔야 합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성추행 등의 범죄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청소년들의 폭력이나 성 범죄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는 추세입니다. 성교육의 가장 중요한 핵심 내용은 이성에 대한 이해와 존중입니다. 아무리 이성의 신체를 만지고 싶은 충동이 들어도 절대 행동으로 옮기지 말아야 함을 반복해서 일러주십시오. 상대방에게 정신적으로 큰 피해와 상처를 줌과 동시에 성 범죄 행동에 해당되어 처벌받을 수 있음을 분명하게 가르쳐주세요.
잠을 잘 때 자신의 성기를 만지면서 자는 행동에 대해서는 허용하셔도 됩니다. 하지만 공공장소나 다른 사람들이 있을 때 결코 성기를 만지지 않게끔 교육시키세요. 다른 사람들이 이상하게 볼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주십시오. 아이의 성적 욕구는 상당 부분 성호르몬의 왕성한 분비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욕구를 신체적 차원으로 승화시키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신체적으로 활발하게 움직이게끔 운동을 많이 시키십시오.
혹시 자위 행동을 하더라도 집 안에서 혼자 하는 것에 대해서는 모르는 척 하십시오. 자위 행동이 청소년에게 금지된 성 행위를 대신하는 측면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음란물 노출은 최대한 차단하고 금지시키십시오. 성욕의 과도한 자극과 모방 행동의 가능성 때문입니다.
Q 아이의 고집이 무척 셉니다
이제 다섯 살 된 아들이 있는데 자기주장이 강하다고 해야 할지, 고집이 세다고 해야 할지 걱정입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은 무조건 해야 돼요. 예를 들면 한겨울에도 유치원 갈 때 물안경을 쓰고 가고, 한여름에도 자기가 좋으면 털 부츠를 신고 나갑니다. 아무리 말려도 고집을 꺾기가 힘들어요. 말로 타이르고 야단을 쳐봐도 고쳐지지가 않아서 저는 포기한 상태인데요. 제 남편은 “아이가 상상력이 풍부해서 그런 거야. 아직 어리니까 걱정하지 마”라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죠? (김경하, 서울 관악구)
A 아이가 고집을 피우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게 마련입니다. 자신이 세상의 중심에 있어야 하고, 다른 사람들보다는 내 욕구가 우선적으로 충족되어야 하기 때문이지요. 어떻게 보면 상당히 유아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사고방식입니다. 그러나 아직 인격적으로 미숙할 수밖에 없는 아이로서는 당연한 생각입니다. ‘고집 센 아이’는 기본적으로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경쟁적인 기질을 타고난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의 의견을 접고 남의 말을 따르는 것을 자신이 ‘진다’라고 인식하지요. 따라서 아이에게 어른의 말을 듣는 것이 ‘지는 것’이 아니라 ‘잘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즉 자신의 생각을 접고 부모님의 생각을 따랐을 때 이에 따르는 적절한 보상이 있어야 합니다. 칭찬을 해주는 것은 기본이며 작은 장난감이나 맛있는 간식을 상으로 줘보세요. 영리한 아이라면 자신의 고집을 계속해서 주장하는 것보다는 엄마 말을 따르는 편이 훨씬 더 이득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러나 가끔 이러한 방법이 통하지 않는 자존심으로 똘똘 뭉친 아이들도 있습니다. 이러한 아이에게는 ‘적절한 납득’이 중요합니다.
왜 내가 엄마 말을 들어야 하는지 그 이유가 아이 입장에서 납득이 된다면 아이는 엄마 말씀을 따를 겁니다. 아이의 기호와 특성을 고려해서 좋은 말들을 떠올려보세요. 그것이 아니라 우격다짐으로 밀어붙여 고집을 꺾으려 한다면 자존심 강하고 지기 싫어하는 아이의 승부욕을 더욱 자극해서 더 고집스러운 아이가 될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우리 아이 육아 고민, 「레이디경향」에 맡겨주세요
「레이디경향」은 이 세상 모든 엄마와 함께합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육아 고민을 애독자 엽서 혹은 이메일(min7765@hanmail.net)로 보내주세요. 정성스럽고 속 시원한 답변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손석한 선생님은…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로 활동하고 있으며 KBS ‘생방송 세상의 아침’, SBS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긴급출동 SOS’, EBS ‘육아일기’, 육아방송 ‘손석한 박사의 1mm 육아’, ‘저출산 극복을 위한 육아 솔루션’ 등 다수의 TV 프로그램에서 자문을 맡거나 고정 출연하며 활발한 방송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빛나는 아이」, 「아이의 미래를 바꾸는 아빠의 대화 혁명」 등이 있다.
■기획&진행 / 김민주 기자
■도움말 / 손석한(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사진 제공 / 케이엠스타&탑차일드 ■모델 / 권민영, 맹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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