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비타민] 일상의 생각과 감정을 기록해 보자!
2012년 10월 21일 (일) 17:38:12 뉴스천지 newscj@newscj.com
손석한 연세신경정신과 의원 원장
여러분의 집안 냉장고 포스트잇에 각종 필요한 사항들이 적혀 있는가? 가벼운 노트북이나 수첩을 갖고 다니면서 기억해야 할 내용을 기록하고 있는가? 혹은 틈나는 대로 인터넷 카페, 블로그, SNS 등에 무엇인가를 쓰고 있는가? 바야흐로 기록의 시대가 새롭게 출현하고 있다. 예전에는 글을 써서 책으로 엮거나 일기장을 매일 쓰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기록의 습성을 요구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비록 짧은 분량이지만, 이메일, 문자 메시지, 카카오톡 등의 의사소통은 음성적 언어, 즉 말이 아닌 문자 언어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와 같이 무엇인가를 적는다는 행위는 정신의학적으로도 의미가 꽤 있다. 우선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글로 쓴다는 것이 정신건강에 매우 유익하다. 물론 말로 표현하는 것도 유익하다. 둘 다 유익하지만 말로 하는 경우 직접적인 감정 표현과 의사 전달이 분명하게 이루어지는 장점이 있는 반면 나의 말을 진지하게 이해해주고 공감해주는 사람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글로 하는 경우 상대방이 없어도 나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할 수 있기에 혼자서도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 및 분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글을 쓰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하는 등의 장소적 한계와 함께 글쓰기에 익숙해지기까지 어느 정도의 연습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최근의 SNS의 발전은 글쓰기의 단점을 일거에 무너뜨렸다. 마치 나의 분신처럼 갖고 다니는 스마트폰은 작은 서재의 역할을 충분하게 수행해 줄 수 있고, 멀리 떨어진 사람들과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게 해 준다. 30~40대 주부들이 온갖 잡다한 집안일을 처리하면서 정신없이 살거나 육아와 고부 관계로 인해 감정적으로 힘든 경우가 많은 현실에서 자신의 이야기나 감정 등을 글로 쓴다는 것은 답답한 감정의 해소나 분출 등의 긍정적 효과를 안겨다 준다.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비교적 즉각적으로 표현하는 말하기와는 다르게 글쓰기는 지나갔던 감정을 끄집어내는 경우가 더 많다. 따라서 시간이 걸리고 회상이 부정확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전체적인 흐름을 분명하게 하면서 다시 정리를 한다는 의미에서는 오히려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말하기보다는 감정적인 흥분이나 격앙에 덜 휩싸이게 된다. 뇌의 활성화 측면에서 볼 때도 글쓰기는 보다 더 약한 강도로 뇌를 활성화시키지만 더 많은 지속성을 보일 뿐더러 장기 기억으로 저장되는 정도가 훨씬 더 크다. 자신의 마음을 따뜻하게 매만지기 위한 기록의 습관 다섯 가지를 추천한다.
첫째, 내가 지금 느끼는 감정들을 형용사로 적으면서 열거해 보라. 나의 현재 감정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데 도움을 준다.
둘째, 오늘 하루 그래도 좀 즐거웠거나 혹은 덜 힘들었던 순간들을 적어보라. 지금 내가 최악의 절망적인 감정 상태가 아님을 상기시킨다.
셋째,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의 이름을 하나씩 열거해 보고, 그 이유들도 적어보라. 나는 혼자가 아니고 주변에 정서적으로 나를 지지해 주는 사람들이 있음을 인식한다.
넷째, 과거에 즐거웠던 순간 및 상황 5가지를 떠올려 보라. 현재의 부정적인 감정을 중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다섯째, 현재의 스트레스를 개선시키기 위한 나름대로의 방법을 생각해서 5가지를 적어보라. 스스로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올려주는 효과를 갖는다. 사람의 기억은 때때로 금방 사라지기도 하고 어느 때는 오랫동안 가슴에 남기도 한다.
한편 지금의 즐겁고 행복한 순간을 오래 유지하기 위해서는 긍정적인 감정 표현을 적절하게 첨가해서 적기를 바란다. 즉 사건(팩트)에다가 반드시 감정적인 표현을 덧붙여서 기록하라. 그리고 자신에 대해 차분히 써보는 행위야말로 자신을 가장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방법이다. 반성문과 회고록의 원리를 생각해 보라. 자신을 객관적으로 차분하게 쓰다 보면 감정이 정화되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바야흐로 새로운 기록의 시대에 어울리는 새로운 자기 개발을 글쓰기로 완성시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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