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S! 우리 아이 행동 수정 프로젝트
ㆍ누가 우리 아이 좀 말려줘요~
아이는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 있는 존재다. 그래서 육아의 길은 참으로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발걸음이다. 내 손으로 빚어내는 아이가 조금이라도 이상하다 생각되면 엄마는 당황하게 마련이다. 어쩔 줄 몰라 고민하고 있는가? 어떤 문제라도 늘 해답을 들고 있는 육아 박사 손석한 선생님에게 SOS!!
Q 응석이 심해지는 3세 딸아이
27개월 딸아이를 둔 직장 맘입니다. 요즘 딸의 몇 가지 문제 행동 때문에 고민입니다. 아침 10시쯤 어린이집에 등원해 5시에 하원합니다. 18개월부터 다니기 시작한 어린이집에 누구보다 적응을 잘했는데 두 달 전부터 갑자기 엄마와 떨어지기 싫어합니다. 어린이집에 데려다줄 때마다 울면서 “안아줘”를 반복합니다. 아침마다 떼어놓고 가느라 고역이에요. 말이 부쩍 늘어 어느 정도 의사소통이 되는데, 최근에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안아줘요. 무서워요”입니다(어린이집에서도 요즘 선생님께 이런 요구를 해서 선생님이 힘들어하세요). 제가 집안일을 할 때 특히 많이 요구해요. 아직 동생도 없고, 평일 제가 일하는 시간에는 못하더라도 주말에는 계속 안아주고, 스킨십하고 놀아주는데도 무엇이 불만인지, 부족한 건지 아이의 마음을 모르겠습니다. 또 아무것도 없는데 갑자기 무섭다고 울며 안아달라고 할 때가 있어요. 안아달라고 하기 위한 핑계인지. 이것과 마찬가지로 아프지도 않은데 “엉덩이가 아파요. 배가 아파요”라며 만져달라고 자주 말합니다. 또 갖고 싶은 게 있을 때 “내 거야”라고 하는데, 어린이집에서도 친구 것을 자기 것이라고 하며 울어버린다고 하네요. 갑자기 응석이 심해진 아이를 어떻게 대하고 양육해야 할까요?
Solution 갑자기 응석이 심해진 것은 분명한 행동적 변화라고 할 수 있고, 그 이면에는 심리적 변화가 깔려 있게 마련입니다. 아이는 최근 어린이집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받았거나, 생활하는 데 적응하기 어려웠거나, 엄마와 떨어지는 데 대한 불안이 있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어린이집에서의 생활을 보다 면밀하게 살펴보십시오.
3~5세 정도의 아이들은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으로 퇴행적 행동을 자주 보입니다. 이러한 행동은 엄마나 주변 사람들의 관심을 유발하게 되므로 아이는 더 큰 보살핌과 심리적 지지를 받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원인이 어떻든 간에 아이의 의존 욕구를 충족시켜주십시오. 비난을 하거나 매몰차게 대한다면 아이는 더욱 불안해져서 또 다른 문제 행동, 예컨대 공격적 행동이나 틱 증상 등이 나타날 가능성이 큽니다.
혹시 부모님이 훈육 중에 한 사소한 말이 아이를 불안하게 만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예컨대 “넌 왜 이렇게 엄마를 힘들게 하니?” 혹은 “이렇게 엄마 말 안 들어서 너를 키우기 힘들다” 등의 말입니다. 아이는 엄마가 자신을 버리면 어떡하나 걱정돼 더욱 엄마 주변을 맴돌게 되고, 엄마가 나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서 안아달라는 요구를 많이 하게 되지요. 그럴 때마다 엄마는 아이를 꼭 안아주면서 안심시켜주십시오. 혹시 꾀병인 것 같아도 모르는 척 아이를 만져주세요. 그러면서 “엄마가 너를 많이 사랑해. 이제 세 살이 됐잖아 잘 자라줘서 더 사랑해”라는 말로 지금보다 의젓한 모습을 기대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해주세요.
Q 너무 늦게 자는 4세 아이
이제 막 4세가 된 조카와 함께 살고 있는 이모입니다. 맞벌이를 하는 언니 부부를 대신해 육아 고민 상담을 요청합니다. 조카가 잠을 늦게 자요. 늦으면 새벽 4시까지 버티다 잡니다. 언니 말로는 외로움을 많이 타서 어린이집에 있다가 가족을 만나니 반가워서라고 해요. 물론 집에 오면 12시까지 TV를 켜놓긴 하지만 조카를 위해서 10, 11시쯤 TV를 꺼도 아이는 버티다 새벽에 잡니다. 총 수면 시간이 5시간밖에 되지 않습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더 답답하겠지만 사랑하는 조카가 안 좋은 습관으로 인해 심신이 불안정한 상태가 아닐지 걱정입니다. 수면 사이클, 어떻게 바로잡을까요?
Solution 아이들이 잠을 잘 자지 않는 원인은 매우 다양합니다. 선천적으로 잠을 잘 자는 기질을 타고난 아이가 있는가 하면 잘 자지 못하는 기질을 타고난 아이도 있습니다. 또 같은 시간을 자더라도 자주 깨는 아이가 있고 그렇지 않은 아이도 있지요. 이와 같은 타고난 기질 외에도 엄마와 더 놀고 싶어서 잠자기를 거부하거나, 잠이 드는 것에 대해서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거나, TV나 인터넷을 하기 위해서 잠을 자지 않으려고 하거나, 가족 전체가 잠을 늦게 자는 경우 등 양육 환경적인 요인이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잠을 잘 자는 것은 아이들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매우 중요합니다. 엄마의 분석대로 아이가 외로움을 많이 타서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는 것도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른 저녁 시간에 아이와 즐겁게 놀이 시간을 많이 가지는 것이 좋겠습니다. 특히 집 밖 공원이나 놀이터 등의 야외에서 아이를 마음껏 뛰어놀게 하면, 신체적 활동량 증가로 피곤함을 느껴 잠을 잘 잘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저녁 식사 후 1~2시간 정도 신체놀이를 한 다음 조용한 놀이 활동으로 전환하세요. 아이의 놀이 욕구를 충족시켜준 다음에 따뜻한 물로 목욕을 시킨다면 근육이 이완되므로 숙면을 취할 수 있을 겁니다. 혹시 그래도 버틴다면 억지로 재우지 마시고 대신 일어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해보세요. 2, 3일 정도 지나서 정상적 수면 사이클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Q 요구르트에 빠진 4세 아이
38개월 된 여자아이를 둔 아빠입니다. 아이가 우연히 요구르트를 맛본 후 신세계를 경험한 듯 좋아합니다. 문제는 거의 중독 수준으로 한꺼번에 4, 5개를 먹어치웁니다. 안 주면 울고 떼를 써서 아이 엄마는 못 이기는 척 그냥 줍니다. 그게 버릇이 돼서 지금까지 왔겠지요. 그래서 어제 아이가 보는 앞에서 “이제 떼쓰고 울어도 안 준다. 다 버린다” 하면서 사다놓은 요구르트를 싱크대에 죄다 부어버렸습니다. 순간 나라를 잃은 독립군처럼 절규를 하더라고요. 그러고 나니 제가 하루 종일 마음이 편치 않았고요. 아이가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제로 요구르트를 끊는 게 맞을까요, 아니면 좋아하니까 하루에 1개라도 주는 게 맞을까요?
Solution 아이의 요구르트 섭취량을 줄여야 합니다. 이는 다른 음식을 먹지 않는 편식 문제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요구르트를 많이 섭취한다고 해도 혹은 중독 상태에 이른다고 해도 실제로는 큰 해악이 별로 없기 때문에 반드시 고쳐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아이 앞에서 좋아하는 요구르트를 버린 것은 아이에게 크나큰 심리적 상처를 안겨준 일입니다. 아직 현실 인식 능력이 부족한 연령이기 때문에 마치 자신을 버린 것 같은 느낌을 받았을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박탈적인 경험은 추후 다시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을 표현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때 아빠가 요구르트를 버려서 미안해.” 그리고 앞으로의 방침을 설명하십시오.
아이의 요구르트 섭취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아예 요구르트 숫자를 처음부터 제한하는 것이 좋습니다. 즉 아이의 눈에 보이거나 실제로 보관돼 있는 요구르트를 주지 않는 것보다 숫자가 한정돼 있다는 것을 인지시켜주세요. 하루 3개의 요구르트를 아이가 한 번에 먹든지 나눠서 먹든지 선택하게 하십시오. 그렇지만 좋아하는 요구르트를 아예 먹지 못하게 완전히 끊을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이제부터 요구르트를 3개만 먹을 수 있어. 한 번에 먹든지 나눠서 먹든지 네 마음대로 할 수 있어”라고 주지시켜주십시오. 아이의 기호를 충족시켜줌과 동시에 욕구 조절 능력을 키워줄 수 있습니다.
Q 7세 딸의 자위, 어떻게 막을까요?
큰딸이 7세, 작은아들이 6세입니다. 연년생이라서 큰애는 어릴 때부터 누나로서 대했죠. 혼도 많이 내고 때리기도 했어요. 지금은 체벌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확실하진 않지만 자꾸 누워서 다리를 꼬면서 자신의 중요 부위를 자극하더니 커가면서 손으로 만지더라고요. 처음에는 혼도 내고 타일러도 보고 생식기의 소중함도 일깨워줘봤지만 그때뿐이고 그 행동은 계속되고 있어요. 특히 잠자기 전이나 아침에 혼자 일어나서 자위를 하더라고요. 4세경부터 꾸준히 해온 듯해요. 이 문제는 소아정신과를 가야 하는 문제인가요? 또 가끔 음음 소리나 기침 소리도 내고요. 도움 부탁드립니다.
Solution 아이들은 우연히 자신의 몸을 가지고 놀다가 혹은 자신의 성기 부위가 가구나 장난감 등을 통해 자극을 받아 쾌감을 느끼기 때문에 자위를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비록 자위 행동으로 간주돼도 이를 성욕의 해소라고 보기보다는 단순한 신체적 즐거움을 느끼기 위함이라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놀라는 반응, 즉 “더러운 짓이야”, “나쁜 짓이야”라며 비난하거나 실망하거나 화를 내는 등의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또 아이를 심하게 혼내지 마십시오. 이러한 태도는 아이에게 필요 이상의 죄책감과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면서 향후 아이의 성 혹은 성적 행동에 대한 인식과 태도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교적 담담하게 “성기는 소중한 곳이니 함부로 만지는 것이 아니야”라고 일러주세요. 그런 다음에 아이가 다른 놀이 활동으로 전환하게끔 엄마가 함께 놀아주세요.
또 아이가 혼자 방에 있지 않도록 하는 것도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한편으로는 심리적인 불안, 외로움, 고립감 등의 문제를 스스로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자위를 하기도 합니다. 이 경우라면 소아정신과를 방문해서 의사와 상담할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자위 행동의 이면에 깔려 있는 아이의 심리적 상태의 진단과 부모와 아이 간의 관계 파악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음음 소리나 기침 소리를 낸다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음성 틱 증상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더불어 요로 감염이나 피부 손상 등이 있을 경우에는 비뇨기과나 피부과를 찾아가십시오.
손석한 선생님은…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로 KBS-2TV ‘생방송 세상의 아침’, SBS-TV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긴급출동 SOS’, EBS-TV ‘육아일기’, 육아 방송 ‘손석한 박사의 1mm 육아’, ‘저출산 극복을 위한 육아 솔루션’ 등 다수의 TV 프로그램에서 자문을 맡거나 고정 출연하며 활발한 방송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우리 아이 감으로 키우지 마라」(e북), 「지금 내 아이에게 해야 할 80가지 질문」, 「빛나는 아이」, 「아이의 미래를 바꾸는 아빠의 대화 혁명」 등이 있다.
우리 아이 육아 고민, 「레이디경향」에 맡겨주세요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육아 고민을 애독자 엽서 혹은 이메일(ladykh@khan.kr)로 보내주세요. 정성스럽고 속 시원한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글이유진 기자I
도움말 손석한(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I
일러스트박채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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