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고민 해결단]세상의 모든 고민을 해결해 드립니다
2014년 3월호
육아고민
이달의 키워드
유난히 움직임이 많은 아이, 자연스럽게 잠자리 독립시키는 법, 자폐아 구별법,
우리 아이 영어 말문 틔우는 법, 국제학교 보낼까?, 중학교 입학 선행학습 적정선은?
Q 32개월 된 딸아이가 있습니다. 어린이집은 돌 지나면서 다니기 시작했어요. 우리 애가 유난히 움직임이 많아 문의드립니다. 아이는 잘 때와 많이 아플 때를 제외하고는 한시도 가만히 있지를 못합니다. 그래서 땀을 많이 흘리고 그 이유로 감기에 자주 걸리는 것 같아요. 아이의 모습을 보면 주위 사람들도 많이 놀랄 정도로 끊임없이 움직여요. 좋아하는 만화를 보거나 장난감을 갖고 놀 때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왔다 갔다 합니다. 아이와 한두 시간만 같이 있어도 어른이 지칠 정도지요. 아이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 걸까요? 아니면 저희 육아법이 잘못된 걸까요? (이메일 사연)
손석한 움직임이 많은 산만한 아이들이 있습니다. 대개 기질적으로 까다롭게 태어나는 아이가 산만한 아이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많이 움직이고, 잘 울고, 환경 변화에 많이 저항하고, 잘 먹지 않고, 쉽게 자극받는 아이들이 그런 아이들입니다. 이러한 아이들에게는 우선 신체적으로 피로하지 않게끔 충분한 영양과 수면을 제공해줘야 합니다. 신체적 불편과 피로감에 의해서도 쉽게 산만해지기 때문입니다. 한편으로는 아이의 타고난 기질이 발산될 수 있도록 뛰노는 기회도 많이 줘야 합니다. 즉 운동장이나 공원에서 뛰어노는 시간을 갖게 해주는 것이죠. 가능하면 매일 일정한 시간을 정해서요. 대신에 집 안 등의 실내에서는 몸을 움직이는 것을 제한하고 차분하게 말하고 행동할 것을 가르쳐주세요.
환경적인 원인도 중요합니다. 집 안이 너무 어지럽혀 있거나 자주 이사를 간다거나 엄마, 아빠가 소란스러우면 아이도 그럴 수 있지요. 사실 더 중요한 환경적 원인은 부모의 불화 등 가정적 불안정에서 기인되는 경우가 많아요. 앞으로 아이가 커나가면서 아이의 일상적 활동을 조직화시켜서 산만함을 덜어줘야 합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자리 정리하고, 씻고, 밥 먹고, 자신의 그릇은 자신이 정리하게끔 하는 등 생활 규칙을 정해줘야 합니다. 이러한 활동은 이후에 산만함으로 발전하는 것을 크게 예방할 수 있습니다. 만일 만 5세가 지나서도 이와 같은 모습이 지속된다면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Q 초등 6학년 되는 아들이 항상 아빠랑 같이 자려고 해요. 부부는 본의 아니게 거의 대부분 각방을 쓰게 됐습니다. 셋이서 자기에는 비좁아 제가 아들 방 침대에서 잡니다. 이제 사춘기인 아이를 떼어내면서 부부가 같이 자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기도 쑥스러워 차일피일 미루며 생활하고 있어요. 상처 주지 않고 자연스럽게 아이를 떼놓는 법 없을까요? (서울 강남구 최OO)
손석한 아이를 따로 재우기 위한 전략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아이만의 공간을 멋지고 예쁘게 마련합니다. 외동아이는 혼자서 잠자리에 들 때 외로움과 무서움을 더 잘 탑니다. 따라서 아이가 좋아하는 인형이나 이불, 동물 벽지, 예쁜 커튼 등을 함께 고르고 꾸며주십시오. 그리고 불을 끈 상태에서 방 안에 있는 가구나 장식품들을 보여줘서 무서움을 덜어줍니다. 은은하게 조명을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둘째, 서서히 단계적으로 시도합니다. 먼저 아이의 방을 꾸미는 과정에서 부모와 따로 잔다는 사실을 아이에게 여러 차례 설명해주세요. 그리고 방을 옮기기 전에 아이와 예행연습을 해보세요. 예컨대 함께 자던 방에서 위치를 바꿔본다든지, 아빠와 같이 덮었던 이불이 아닌 새로운 이불을 덮어주세요. 새롭게 변한 잠자리에 아이가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셋째, 잠자리에 들기 전 아이와 함께 편안한 시간을 보내세요. 아이가 잠을 자러 가는 시간을 습관화시키기 위해서는 일정한 순서가 있어야 합니다. 저녁 식사 후 한두 시간 활동한 다음에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한 뒤 잠옷으로 갈아입히세요. 그런 다음에 취침 인사를 하게 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규칙적으로 반복하다 보면 혼자 자는 습관을 쉽게 들일 수 있습니다.
넷째, 일관성 있게 행동합니다. 따로 재워야 한다고 아이에게 늘 엄격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더 자주 아이의 방에 들어가고 평소 부모의 애정과 보살핌을 아이가 느낄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을 쏟아야 하지요. 만일 아이가 따로 자다가 중간에 깨서 안방으로 오더라도 아이 방으로 다시 돌아갈 것을 일러주세요.
Q 아이가 이제 9개월이 돼가는데요. 장난감을 다리 사이에 모았다가 던지는 놀이를 반복해요. 다른 때는 아이 이름을 부르면 쳐다보고 웃곤 했는데, 유독 장난감 놀이 중에는 불러도 쳐다보지 않고 장난감에만 집중해요. 또 낯을 가리지 않습니다. 저랑 둘이 있을 때는 제가 화장실에만 가도 우는데, 여러 명이 함께 있을 때는 굳이 엄마가 없어도 울지 않네요. 소아과 관련 심리학 책을 보니 이맘때 낯을 가리지 않는 건 자폐이거나 지능이 떨어져서라고 하던데 정말인가요? 첫째 아이라 그런지 아이의 작은 행동에도 불안하네요. 혹시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자폐 구별법이 있을까요? (이메일 사연)
손석한 자폐증이란 서로 주고받는 사회적인 상호작용의 결함, 의사소통 불가 그리고 제한되고 반복적인 행동양식을 특징으로 보이는 유아기의 발달 장애를 말합니다. 생후 9개월 때 낯을 가리지 않는 것은 정상 발달 과정에서 벗어나는 현상이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 자폐나 지능 저하라고 진단 내리지 않습니다.
가정에서 눈여겨봐야 할 자폐 특성을 몇 가지 말씀드리겠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주 양육자(주로 엄마)와 눈 맞춤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 다음에는 엄마가 보라고 하는 것을 잘 쳐다보지 않고, 엄마의 지시를 잘 따라 하지 않으며, 엄마의 행동에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고, 엄마와 서로 웃으면서 놀지 않으며, 시선으로 엄마의 관심을 끌지 않고, 언어 발달이 지연되며, 자신의 놀이에 엄마를 초대하지 않고, 자신이 필요한 것을 손으로 가리키면서 요구하지 않는 등의 행동입니다. 이러한 행동이 18개월 이상의 시기에 나타난다면 자폐증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소아정신과 전문의를 찾아가서 진찰을 받은 다음 보다 세밀한 진단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자폐증으로 확진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이제 겨우 9개월이므로 자폐를 의심하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따라서 엄마는 아이와 더 많은 시간 그리고 더 재미있게 놀아주는 것에 더욱 관심을 두고 노력하기를 바랍니다.
Q 초등학교 2학년 딸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집에서 영어 공부를 시키고 있는데 다행이 아이가 영어는 잘 알아듣는 것 같아요. 그런데 도통 말을 안 하려고 해요. 영어로 말 트게 하는 법 없을까요? (서울 종로구 박OO)
노관호 영어를 곧잘 알아듣는다 생각했는데 외국인과 만나거나 해외여행을 가면 정작 대화를 못하는 학생들이 많죠. 가장 확실한 방법은 경험을 늘리는 것인데, 사실 어린 나이에 해외 어학연수를 무작정 보낼 수도 없고, 사교육비 부담 때문에 원어민 교사가 가르치는 고가의 어학원에 보낼 수도 없습니다.
우선 머릿속에 있는 문장을 대화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자신감을 키워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가족과 같이할 수 있는 방법으로 몇 가지 추천한다면, 우선 가족이 함께 간단한 연극이나 콩트를 영어로 해보는 것입니다. 요즘에는 문화센터에서도 이런 활동을 하니 추천해드립니다. 다른 방법으로는 지난 달에도 소개해드렸던 게임 형식의 온라인 회화 프로그램을 가족과 같이 사용해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단기간의 미션을 주고 미션 완료 후에는 칭찬과 간단한 선물을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Q 내년이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 엄마입니다. 저도 유학 경험이 있고 아이도 영어 유치원에 다녀 영어는 곧잘 한다고 생각해요. 빡빡한 국내 교육 시스템이 싫기도 하고, 영어 특성을 살리고 싶어 송도국제학교 시험을 준비할까 고려 중입니다. 전문가 입장에서 앞으로 국제학교의 전망 어떻게 보시나요? (충북 제천시 안OO)
노관호 말씀하셨다시피 빡빡한 국내 입시와 고비용 유학에 대한 고민으로 국제학교의 인기가 증가하고 있고, 그 인기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듯합니다. 다만 내국인 자격으로 국제학교를 생각하고 계시다면 입학시 몇 가지 사항을 고려했으면 합니다.
우선 국제학교 졸업 후 유학이 아니라 국내 학교 진학을 희망하고 있다면 국내 학력이 인정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또 대부분의 학교가 기숙학교로 운영되므로 어린 나이에 기숙사 생활을 해나갈 수 있는지 충분히 검토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목표가 반드시 설계돼야 합니다. 유행이라서 혹은 새로운 교육과정이라서 무작정 움직이지 마시라고 당부드립니다. 최근 미국 부유층 사이에서는 중국이 부상하면서 오히려 중국어로 진행하는 외국인학교에 보내는 것이 유행이 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영어 학습을 위해서 국제학교를 선택하는 것이라면 신중히 고려하시기 바랍니다.
Q 아들이 올해 중학교에 입학하는데 어디까지 선행을 해서 보내야 할지 고민입니다. 사람마다 들려주는 의견이 다 달라요. 전문가 의견은 어떠신가요? (강원 원주시 김OO)
노관호 보통 중학교 입학시 선행이라고 하면 수학 선행을 고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선행보다는 심화가 돼야 한다’ 아니면 ‘선행이 되면 심화가 된다’ 사이에서 고민하는 분들이 많죠. 어떻게 보면 둘 다 맞는 말입니다. 우선 아이의 목표와 성향을 고려해야 합니다. 보통 선행이 안 된 경우는 초등학교 때 학습 시간이 적었던 학생이 대부분인데, 급하다고 무리해서 선행을 하면 안 되겠죠. 만약 계산이 자주 틀리거나 개념 숙지가 안 돼 있다면 그다음 학기에는 응용을 진행하는 것이 옳습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 주변에 있는 속칭 ‘엄친아’의 학습법을 무작정 따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profile 손석한은…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이자 연세신경정신과 원장. 각 언론매체의 자문과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우리 아이 감으로 키우지 마라」(e북), 「지금 내 아이에게 해야 할 80가지 질문」, 「아이의 미래를 바꾸는 아빠의 대화 혁명」 등이 있다.
profile 노관호는…
목동 하이스트 본원에서 특목 강사를 거쳐 목동 미래탐구 원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타임교육 직영 노원 뉴스터디 원장으로 초등학생부터 중·고등학생에 이르기까지 수학 과목의 핵심을 꿰뚫는 학습 전략을 제시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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