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관주의와 자신감을 심어 주세요
손석한 박사의 마음 나누기2014. 07. 03 15:44 입력
자꾸만 출산을 미루는 아내… 설득할 방법을 알고 싶습니다
Q : 저는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군에서 장교로 근무하던 시절, 지금의 아내를 만나 결혼하게 됐고 지금은 운이 좋게 수도권에서 아내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아내는 군 생활 9년 차로 자기 일에 자부심도 강하고 무척 열심히 일하는 편입니다. 여군과 결혼하기 전부터 ‘함께 살지 못할 가능성이 많다’는 것은 어느 정도 서로 각오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결혼해서 함께 살게 됐는데 아내가 2세 가질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제 맘은 아내와 둘이 살아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지만, 저는 종갓집 장남이어서 부모님은 벌써 손자를 기다리는 눈치십니다. 집에 와서도 부대에서 있었던 얘기를 할 때면 신나서 하다가도 아기 얘기만 나오면 딴청을 피우거나 말을 돌리기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저희의 결혼이 빠른 편도 아니고, 아내는 34살입니다. 군에서 출산이나 육아에 관련된 좋은 제도도 많이 만들어졌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도 자꾸만 출산을 미루는 아내는 뭐가 고민인 걸까요? 저는 아내 건강도 걱정되고 같이 살 때 갖지 않으면 영영 아이를 갖지 못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마저 듭니다. 아내를 설득하고 싶습니다.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A : 능력 있는 여성, 좋은 엄마, 사랑스러운 아내, 착한 며느리, 훌륭한 이웃, 효심 있는 딸 등의 요건을 모두 충족시키기 위해 늘 노력하고 전전긍긍하면서 한편으로는 힘겨워하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여성은 ‘슈퍼우먼 콤플렉스’에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아내에게 슈퍼우먼 콤플렉스가 없다손 치더라도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것이 대부분 여성에게 버거움은 엄연한 현실입니다. 아내는 바로 이러한 점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 보입니다.
현실 직면을 위해서는 아내에게 ‘낙관주의’와 ‘자신감’을 심어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낙관주의는 ‘육아가 비록 어렵고 힘들겠지만 결국 우리 부부가 힘을 합쳐서 아이를 잘 키우게 될 것이고, 육아로 인한 행복과 즐거움이 더 클 것’이라고 일러줌으로써 심어줄 수 있습니다. 자신감 역시 ‘당신 정도의 인성과 능력이라면 아이를 무난하게 키울 것이다. 혹시 어려움에 부딪히더라도 남편인 내가 전적으로 함께 풀어나갈 것이다’라는 메시지로 향상해 주세요.
아내는 미래에 닥칠 일에 대해서 불안을 느낄 가능성이 큽니다. 이른바 ‘예기 불안’이라고 하는데, ‘아이가 태어난 후 남편의 관심이 멀어지면 어떻게 하지?’ ‘아이를 키우다가 힘들어서 직장을 그만두게 되는 상황이 오게 된다면?’ ‘시부모님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육아를 하게 되면 나를 싫어하게 될까?’ 등의 걱정을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예상되는 어려움에 대해서 실제로 잘 일어나지도 않을뿐더러 혹시 생기더라도 힘을 합쳐 함께 해결할 것임을 설득해 주세요. 그래야 아내가 안심할 것입니다. 또 출산과 육아가 고통이 아니라 기쁨의 시작이라는 인식을 갖게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행스럽게도 사회적 분위기와 각종 정책이 점차 개선되고 있으므로 이 부분에 대한 강조도 해주세요. 혹시 아내가 안심하기는커녕 당신은 현실을 모른다거나 혹은 결국 당사자인 내가 더 힘들게 될 것이라는 등의 반발하는 반응을 보인다고 할지라도 결코 화내거나 다투지 마시고, 끝까지 계속 안심시키고 달래주며 지지해 주는 모습을 일관적으로 보여주세요. 2세를 낳는 사람은 결국 아내니까요.
그리고 한 번에 설득을 완성하려고 하기보다는 여러 차례에 걸쳐서 하는 것이 필요하고, 또 아내의 기분이 좋을 때 출산과 육아에 대한 주제를 꺼내는 것도 잊지 마세요. 완벽한 엄마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행복한 엄마를 바라는 마음가짐이 두 분 모두에게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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