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독립이 헤어짐은 아냐 … 서로 이해·존중
손석한 박사의 마음 나누기 2014. 09. 11
연예인의 꿈 위해 이사 가자는 딸 … 어떻게 후원해줘야 할까요?
Q 남편 근무지를 따라 격오지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대학 진학하기 전까지는 가족이 모두 모여서 살고 싶은 것이 제 소망입니다. 그래서 아이들한테 공부 잘하라는 잔소리도 별로 안 하고 마음껏 뛰어놀게 하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게 최고라고 늘 강조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고1인 딸이 연예기획사 오디션에 합격했다며 자꾸 서울로 이사 가자고 조릅니다. 이사를 가지 않으면 혼자서라도 서울에 올라가 살겠다는 겁니다.
본인들이 하고 싶은 게 있다면 적극적으로 후원하겠다고 입버릇처럼 얘기해 오던 저인지라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네요.
자녀 독립이 헤어짐은 아냐 … 서로 이해·존중
A 군인가족의 특성상 한 곳에서 오래 살 수 없거나 도심에서 거주하기 힘든 점이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가족 내 결속력과 화합도가 더 강해지고 높아질 수 있는 점은 오히려 장점이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아이들의 의사를 존중하고 마음껏 뛰어놀게끔 하는 육아 태도가 아이들을 행복하게 만들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 고1에 접어든 자녀는 슬슬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고 미래의 꿈에 한 발 다가서고자 합니다. 자연스레 겪는 성장과정이지요. 과거에도 실제로 고교 진학을 위해서 유학을 가곤 했지요. 딸의 경우 연예인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서울에서 훈련을 받고 싶어 합니다. 아마 연예기획사의 속성상 서울에서 연습생들을 훈련시킬 것입니다.
그렇다면 부모님이 중대한 결정을 할 때가 온 것입니다. 그것은 아이를 혼자 보내서 지내게끔 하는 것인가, 아니면 가족이 함께 따라갈 것인가의 문제이지요. 아예 보내지 않겠다는 결정은 평소 부모님의 가치관 혹은 태도와 맞지 않기에 아이가 받아들이지 않거나 받아들이더라도 크게 실망하거나 낙심할 것입니다. 걱정이 많이 되고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면, 가족 전체 혹은 가족 일부(예컨대 엄마 혹은 엄마와 형제자매)가 함께 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만일 경제적인 측면에서 아이를 지원해 줄 수 없다면, 솔직하게 현실을 얘기해줘야 합니다. 그리고 아이의 꿈 실현을 뒤로 미루게끔 설득하고, 그때를 위해서 부모님이 보다 더 많은 준비를 해 주세요. 단순히 “가족이니까 다 모여 살아야 하고, 네가 아직 어리니까 혼자 못 가기 때문에 서울로 이사를 갈 수 없다”는 식의 대응은 설득력이 부족합니다.
한편으로는 엄마가 예전부터 꿈꿨던 소망, 즉 ‘아이들의 대학 진학 전까지는 가족이 함께 화목하게 살자’는 매우 소박하면서도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것이 엄마의 외로움에 대한 보상 심리의 발현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즉 친구들이나 친척들과 떨어져서 지내는 삶의 빈자리를 자녀들이 채워주기를 바랐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그렇다면 이제라도 주변의 가까운 이웃들과 교류를 늘려나가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또한 남편과의 대화도 더 늘려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자녀들은 결국 성장해서 독립합니다. 그렇다고 독립이 곧 헤어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독립의 시기가 다소 당겨진다고 할지라도 혹은 일시적으로 가족이 서로 떨어져서 지낸다고 할지라도 가족의 화합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중요함을 잊지 마십시오. 부모의 뜻대로 혹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서 크게 걱정하거나 좌절하지 마시고, 앞으로 어떻게 하면 가장 현명하게 상황에 적응해 나갈지의 문제가 더 중요합니다.
‘손석한의 마음 나누기’는 직업군인 혹은 그 가족들이 부부관계, 가족문제, 자녀교육 등 살아가면서 겪는 여러 가지 고민과 사연을 보내오면 전문가가 답하는 코너입니다. 질문자는 무기명으로 처리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보내실 곳 letter@mnd.mil, letter3753@naver.com(문의 02-2079-3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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