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고민 해결단]육아·교육 - 손발톱 물어뜯는 딸아이, 성적 뚝뚝 떨어지는 중1
2014년 8월호
이달의 키워드
손발톱 물어뜯는 딸아이, 성적 뚝뚝 떨어지는 중1, 아이의 불리불안, 친구를 무는 아이, 집중력이 부족한 아이 지도하는 법, 5세 아이 첫 교육
Q 초등학교 3학년이 된 딸이 손톱과 발톱을 물어뜯고, 잘 때 머리맡에 베개 2개, 양옆에 인형 4, 5개를 놓고 잡니다. 이러한 습관을 어떻게 고쳐줘야 할까요? 한편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어요. (인천 남동구 · 천OO)
손석한
아이가 보이는 일련의 행동은 일종의 ‘자기 위안’을 위한 것들입니다. 즉 아이는 자신의 손발톱을 물어뜯으면서 편안함을 느끼고, 자기 전 곁에 놓아두는 베개와 인형은 자신을 보살피고 관심을 주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한창 애착이 형성되는 시기에 어떠한 이유든지 엄마로부터 충분한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경우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하지만 대개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저절로 사라지곤 합니다. 아이가 친구들과 노는 데 더 큰 재미를 느끼거나 다른 놀이나 장난감 등에 열중하기 때문이지요. 아이의 경우처럼 초등학교 3학년이 돼서까지 지속된다면, 심리적 불안여부를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인가 불안하기 때문에 아이 스스로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서 자기 위안적인 행동을 지속하는 것이지요. 따라서 아이를 잘 관찰하고, 세심한 대화를 나누며, 때로는 직접적인 질문(예: “걱정되는 것이 무엇이야?”, “마음이 불안할 때가 있어?” 등)을 통해서 불안의 내용 혹은 원인을 파악해야 합니다. 그런 다음에 아이를 안심시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지요. 아이가 손발톱을 물어뜯을 때는 가볍게 지적을 한 뒤 다른 놀이 활동으로 전환시키고, 자기 전 물건을 놓아주는 대신에 엄마가 책을 읽어주거나 이야기를 들려주는 등의 활동으로 대체해보십시오. 엄마의 노력만으로 힘에 부칠 때는 소아정신과 전문의를 찾아 도움받기를 권유합니다.
Q 저는 초보 주부이자 직장 맘으로 아이를 부모님 댁에 떨어뜨려놓고 있습니다. 아이가 분리불안이 무척 심한데 직장을 그만둘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경우 아이에게 부모가 어떻게 해줘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대구 달서구·양OO)
손석한
아이를 사랑한다는 말과 행동을 자주 보여줘서 아이로 하여금 엄마의 존재를 분명하게 느끼게끔 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또 가능하면 출퇴근 시간을 일정하게 해 아이가 엄마와 떨어지는 시간과 만나는 시간의 규칙성(혹은 주기성)을 깨닫게 하고, 떨어지기까지 시간을 충분히 갖는 것이 좋습니다. 아침에 급하다고 아이 몰래 나간다든지 혹은 빨리 떼어놓으려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엄마는 직장에 늦지 않으려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지만 아이는 그것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떨어질 때도 충분한 시간을 두고 아이와 마주 보고 얘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과정에서 아이가 엄마와 떨어지지 않으려고 떼를 쓰는 경우도 많지만, 반복되다 보면 결국 아이도 적응해나갈 것입니다. 점차 아이는 엄마의 출근 시간에 힘들어하지 않고 웃는 얼굴로 작별 인사를 할 수 있습니다.
직장에서도 자주 전화를 해서 아이에게 엄마의 존재를 알리는 것이 좋습니다. 만일 낮 시간에 아이가 엄마를 보고 싶어서 운다면, 주변 어른이 도와줘 엄마와 통화하게끔 해주는 것이 매우 좋습니다. 아이와 떨어질 때 또 중요한 것은 엄마와 영영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다시 돌아와 아이를 만난다는 점을 강조해 안심시켜주는 것입니다.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서 최대한 구체적으로 설명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이따가 어린이집에 갔다 오면 엄마가 돌아올게”라든지 “나중에 깜깜할 때 와서 같이 목욕할게” 등과 같은 말씀을 해주십시오.
Q 저희 아이와 같은 어린이집에 다니는 옆집 아이로 인한 고민입니다. 말을 아직 제대로 하지 못하는 18개월 된 여자아이입니다. 주중에는 외할아버지와 주말에는 엄마, 아빠와 보냅니다. 자신의 물건에 손을 대면 눈을 흘기고 이를 악뭅니다. 겁이 엄청 많으며, 어린이집에서 다른 아이를 물어서 심한 상처를 냈습니다. 최근에 또 다른 친구가 손을 잡아주려고 하니 물었습니다. 지나가다 그 상황을 목격한 어린이집 선생님이 이름을 크게 부르면서 행동을 제지시켰더니 글썽글썽 눈물이 고이더라고요. 외할아버지가 그날 저녁에 아이가 심하게 울었다면서 어린이집에 와서 화를 냈다고 합니다. 이런 아이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부모에게는 어떤 점을 말해주거나 알려줘야 할까요? (이메일 사연)
손석한
비록 공격적 행동으로 볼 수 있지만, 이면에는 불안한 심리가 숨어 있습니다. 즉 자신의 주변을 위협적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친구의 접근조차 자신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자신의 안전에 대해 안심할 수 없고 불안을 느끼는 이유는 아직 부모와 애착관계가 안정적으로 형성돼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재 외할아버지가 부모 역할을 대신 수행하고 있지만, 충분한 상호작용이 이뤄지고 있는지 불분명합니다. 평일 저녁 외할아버지, 주말 부모, 평일 낮 어린이집이라는 세가지 환경에 모두 적응하기란 아이 입장에서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아이를 훈육하는 것도 조심스럽습니다. 아이는 자신의 잘못을 지적한 선생님이 자신을 미워한다고 여길 가능성이 큽니다. 자신은 어디에 가든 충분하게 사랑받지 못하는 존재라는 느낌을 가질 때 불안해지고, 그것이 공격성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아이 주변에 여러 친구들을 가까이 두는 것보다는 한 명의 친구를 점차 익숙하게 받아들이게끔 해주세요. 여기에는 선생님의 개별적 노력이 필요합니다. 먼저 아이에게 “이 친구는 참 좋은 아이야. 너와 친해지고 싶어서 가까이 오는 거란다”라는 말로 주변 상황을 안심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끔 해주세요. 겁이 많다는 특성 역시 불안에서 기인하므로 가급적 아이에게는 새로운 활동이나 과제를 주는 것보다는 충분히 익숙한 활동을 반복하게끔 하는 것이 더 낫습니다. 불안이 점차 사라져야 아이의 활동 반경이 넓어지고 주변 사람들과도 잘 지낼 수 있을 테니까요.
Profile 손석한은…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이자 연세신경정신과 원장. 각 언론매체의 자문과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우리 아이 감으로 키우지 마라」(e북), 「지금 내 아이에게 해야 할 80가지 질문」, 「아이의 미래를 바꾸는 아빠의 대화 혁명」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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