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나면 총 쏘는 세상...도 넘은 분노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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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만 이러는 줄 알았습니다. 화 나면 총 쏘는 세상입니다. 며칠 사이 세종시와 경기도 화성에서 엽총 난사 사건이 잇따라 일어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홧김에 저지른 범죄가 도를 넘고 있습니다 경찰서장 출신이신 박상융 변호사와 정신과 전문의 손석한 원장 모시고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두 분 안녕하세요.
[인터뷰]
안녕하십니까?
[앵커]
정말 끔찍한 사건이 잇따라 일어났습니다. 특히 화성에서 일어난 것, 세종시에서 일어난 문제, 모두 돈 때문에 일어나서 더 충격을 주고 있는데. 왜 그런 걸까요?
[인터뷰]
충분히 일어날 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화성시 같은 경우에 75세 아닙니까. 그리고 에쿠스 승용차를 가진 분이에요. 서울에 또 큰 음식점까지 하셨습니다.
그런데 보니까 형은 보상금을 받아서 잘 살거든요. 그런데 동생은 또 음식점을 했는데 음식점이 잘 안 되고 그동안 또 돈을 요구했는데, 조카를 통해서 3억원을 요구했는데 거절 당했습니다.
또 형과 형수가 볼 때는 저 동생은 돈 관리를 제대로 못하는 거예요. 그러면서 자꾸 나한테 돈을 달라고 하는 겁니다. 그런데 형과 형수가 그걸 매정하게 거절했을 때 동생이 느끼는 좌절감이나 분노는 총으로 표출될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아무리 가족간에 흔히들 재산다툼 있는 가정들 많이 있고. 그래도 이렇게 총을 쏜다는 것, 정말 아무리 원한이 있더라도 왜 이 지경까지 갔을까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많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원한이 쌓이면, 가족간에 원한이 쌓이면 쌓일수록 더 큰 증오로 발전하는 건가요?
[인터뷰]
그릴 수 있는데요. 사실 가족간에 의견충돌이나 돈 문제로 다투는 경우는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너무 지나쳐서 분노가 쌓이고 쌓여서 그와 함께 공격적인 행동, 더군다나 살인이라는 극단적인 행동을 저지르지 않거든요.
그렇다면 아마 가해자가 평상시에 피해자에 대한 불만이나 부정적 감정이 오랫동안 쌓여 왔던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단 한 번의 분노나 속상한 감정으로 표출되었다고 볼 수는 없고요.
더군다 이와 같이 총을 사용했다는 것 자체는 전부터 내가 내뜻이 받아들여 지지 않으면 형과의 관계도 끊고 경우에 따라서는 내가 살해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전부터 가졌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홧김에 앞뒤 안 보고 순간적으로 총을 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앵커]
오래 된 계획범죄일 가능성이 높다는 거죠?
[인터뷰]
오래 된 계획범죄인데. 그 기간에는 오랫동안 형에 대한 원망, 분노가 많은 거죠. 그러니까 한편으로는 형이니까 기대를 했을 수 있겠죠. 나를 도와주겠지, 친구한테 기대는 것보다 가족한테 기대는 정도가 훨씬 높거든요.
반면에 그렇게 기대를 그렇게 많이 했는데 실망감이 분노로 바뀌는, 증폭되는 것이 더 높아질 수도 있다는 거죠.
[앵커]
이번 참극은 70대 노인이 저지른 범죄입니다. 보통은 젊은 나이에 화를 참지 못해서 홧김에 벌인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번에는 70대 노인이거든요. 나이와는 상관 없이 분노조절은 영향이 없는 건가요?
[인터뷰]
우리가 일반적으로 2, 30대에는 화나면 욱한다고 하죠. 잘 참지 못합니다. 그렇지만 사회 경험이 풍부해 지고 또인생을 살아가는 지혜가 생기면서 40대, 50대, 점점점 분노조절을 잘 하게 됩니다.
문제는 그것을 더 지나서 노년기가 되면 뇌기능이 전체적으로 떨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마치 치매가 50대보다는 7, 80대에 더 많이 생기는 것처럼 뇌기능이 저하된다는 것은 단지 기능 능력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조절능력, 감정의 조절이라든지 판단능력이 저하되기 때문에 노인들이 일부 고집이 세지고, 어린애와 같아진다는 표현 자체도록 점점 뇌기능은 저하와 밀접하게 연관이 있습니다.
분노조절도 나이 어려서는 없다가 나이들면서 심해지다가 사소한 일에 감정을 상하게 되는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 겁니다.
[앵커]
그렇게 노년기에 감정조절도 어려운 데 이분들이 총을 쉽게 구할 수 있었거든요. 이번에 사용된 총기가 이탈리아제, 미국제 이러는데, 엽총. 도대체 이 총은 어떻게 구했고 쉽게 구할 수 있는 겁니까?
[인터뷰]
총포상 가면 얼마든지 살 수 있습니다. 100만원에서 고급제는 300만원이면 얼다든지 살 수 있습니다. 그러면 결격사유가 필요하냐, 결격사유가 있는 사람은 총포사에서 총을 내주지를 않습니다.
그러니까 이게 문제가 있는 거죠. 이번에 두 범죄의 공통점이 뭐냐하면 수렵용으로 총을 구입했는데 실질적으로 범행에 사용되기 위해서 범행 전날, 그 범죄 장소에 입고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날 범행 당일아침 새벽에 이것을 출고해서 사용했다는 겁니다.
저는 여기서 한 가지 문제가 뭐냐하면 수렵목적이라면 수렵 장소하고 멀리 떨어진 곳에 굳이 총을 입고하고 출고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겁니다. 이거 개편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지금 화면을 보면 엽총을 들고 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경찰서에 입고했던 이 총을 갖고 나갈 때 별다른 질문도 없고, 복장만 보고 그냥 순순히 주는 것 같아요. 절차가 있어야 되는 거 아닐까요?
[인터뷰]
서류심사만 갖고 한다는 겁니다. 이건 총기를 소지허가를 내줄 때나 또 영치된 총기를 가지고 반출할 때나 수렵목적이다, 수렵면허증, 포획인가증만 있으면 한다는 겁니다.
또 하나는 뭐냐하면 수렵 자격이 다음 중 천연기념물이 아닌 것, 이렇게 너무 쉽게 문제를 내서 얼마든지 수렵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앵커]
이번에 경찰이 기준을 강화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좀 기대해 볼 수 있을까요, 효과를?
[인터뷰]
저는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지금 총기범죄의 대부분이 2월달, 수렵허가 지역 내에서 발생한 거거든요. 그리고 총기범죄의 원인이 뭡니까?
전부 다 가정 문제, 치정 관계, 재산 관계거든요. 그런데 전과자 여부가 아닙니다. 그러면 총기 소지를 내줄 때나 총기 반출을 해 줄 때 가정적으로 문제가 있는지 또는 원한관계가 있는지 이 부분을 조사를 해야 됩니다.
경찰청에서는 이번에 폭력성향이 있으면 안 내 준다. 그러면 폭력 성향이 있는지, 없는지 어떻게 알 수 있느냐. 그러면 가족이라든가 이런 사람들한테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관련자가 총을 소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주변에 우리가 경찰에서 신원조회라는 것을 합니다. 신원조회를 통해서 자료를 해서 서장 주재로 위원회를 열어서 총기소지를 내줄 거냐, 또는 총기반출을 해 줄 거냐, 엄격하게 한 다음에 이것을 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세종시에서 총기난사사건이 일어난 지이틀 만에 화성에서도 총기사고가 일어나니까 이게 모방범죄가 아니냐, 이런 말이 나오고 있거든요. 큰 강력범죄가 일어나면 아무래도 모방범죄 심리가 더 강화되는 겁니까?
[인터뷰]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인간은 누구나 다 모방심리를 가지고 있고요. 그것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갖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자기가 속으로만 그 의도를 가지고 있다손치더라도 누군가 그런 행동을 저지르면, 말하자면 잘못된 용기를 얻는 거죠. 그래서 똑같이 따라하게 되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러니까 저 사람도 했으니까 나도 했다, 보편적인 심리로 자기를 합리화하는 겁니다.
따라서 어떻게 보면 이런 큰 사건이 났을 때 그것을 너무 선정적으로 언론에서 보도하는 것 자체가 어딘가에서 보고 있을, 제2, 제3의 범죄자에게 자극을 주는 경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합니다.
[앵커]
형제간에 다툼있는 집이 상당히 많을 것 같은데요.
지금 얘기 들어보면 며느리는 사건 현장에 있었지만 아들의 경우에는 싸움이 더 커질 것 같아서 다른 곳에 가있었다, 이런 진술도 나온 것으로 지금 알려지고 있는데요.
이렇게 좀 분노를 잘 조절하지 못하는 그런 가족이나 친척이나 이런 사람이 있을 때 어떻게 풀어나가야 이런 극단적인 상황까지 가지 않을 수 있을까요?
[인터뷰]
가장 중요한 것은 대화를 강조하는 거죠. 그러니까 결국 우리가 분노가 쌓인 것을 대화를 통해서 조금씩 풀어나가는 것이거든요.
그렇지만 이 사람이 어떤 얘기를 할 때 다른 가족들이 무조건 반대를 하거나 잘못 생각한다는 지적 위주의 대화가 이루어 진다면 절대로 그런 분노가 풀릴 수가 없고요. 그 마음을 충분히 이해해 준다는, 충분히 적극적으로 경청해 주는 그런 태도가 필요하고요.
우선 가족들 중에서 그나마 사이가 가장 좋은, 덜 틀어진 사람, 가까운 사람와 대화를 시도하면서 점차점차 대화의 양을 늘려나가는 것이 방법입니다.
물론 분노의 수위가 너무 높아져 있어서 당장 위험한 지경에 있다면, 이번에 아들 같은 경우에는 화를 모면했습니다마는 사실은 당분간 접촉을 피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앵커]
대화가 중요하다고 말씀을 하셨는데 이렇게 강력범죄가 일어나기 전에 사전에 미리 징후라고 할까요? 뭔가 알아채는 방법은 없을까요?
뭔가 이런 심리가 굉장히 억압되고, 눌렸을 때 이분들이 표출하는 방식도 다를 것 같은데. 사전에 알 수 있는 방법은 없겠습니까?
[인터뷰]
사전에 알 수 있는 방법은 대화를 할 때 여러 가지 표정이나 어떤 몸짓, 동작으로 분노가 많이 치밀게 되면 우리가 흔히 몸을 떤다고 하고 주먹을 쥔다고 하고 얼굴이 일그러진다는 여러 가지 징후가 나타날 수가 있고요.
보다 더 직접적인 징후는 가만히 놔두지 않겠다, 내가 반드시 복수하겠다, 혹은 큰 일을 저지를 수도 있다는 암시하는 말을 넌지시 던지곤 합니다.
그럴 때 괜히 말로만 그런다고 생각하지 말고 정말 그럴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하면서 한편으로는 달래고 마음을 풀어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나의 안전을 도모하는, 예컨대 안전한 장소에 가있는다든지, 만남을 피한다든지 그런 두 가지 방법을 병행을 해야겠죠.
[앵커]
조금 전에 총기 사용 관련한 규제가 강화된다고 해도 조금은 실효성이 없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하셨잖아요. 어떤 걸 고쳐야 되는 겁니까?
[인터뷰]
실탄이 문제입니다. 실탄은 엽총과 같은 경우에 엽총소지허가가 있으면 총포상에서 500발은 그냥 구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경찰에서 총포상 관리감독을 한다고 하는데 그냥 대장에다 사인하는 정도입니다. 실탄에 대한 규제와 감독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공기총은 지금 영치대상에 안 들어갑니다. 5. 5mm 이하 공기총은 영치대상에 안 들어갑니다. 공기총도 위력이 막강합니다. 공기총에 대해서도 사용하지 못하도록 예를 들면 영치요건, 중요한 노리쇠 뭉치라든지 이런 것을 영치를 경찰에서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파출소에 영치를 해 놓으면 안 됩니다. 경찰서에서 집중 관리하고, 다만 총기소지자가 불편하더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요.
총기가 지금 관리만 하고 있지 총기를 이용한 범죄 수사에 대해서는 미흡합니다. 관리와 수사부서가 일원화돼서 총기범죄 대책화, 여기에는 관세청도 들어가고 국정원도 들어가고, 국방부, 군 부대에서 유출할 수도 있기 때문에 군도 들어가고. 정기적으로 유관기관 대책회의도 열고, 제도 개선도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총기 이야기가 나왔으니까 좀 여쭤볼 게 있는데 16만 자루가 지금 밖에 나와 있지 않습니까, 그건 등록된 거고요. 보면 폭력조직이라든지 불법적으로 국내에 들어와 있는 총기들이 분명 있을 거란 말이죠.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습니까?
[인터뷰]
지금 관리가 안 된 거죠. 그래서 정기적으로, 수시적으로 총기범죄 특별단속을 해야 됩니다. 그런데 이걸 누가 하느냐 이거죠. 경찰에서 혼자 하느냐. 이 총기가 지금 범죄조직이나 국제범죄 조직에 들어가면 테러에 사용될 수 있거든요.
이에 대해서 뭔가 유관기관에서 대책회의도 하고 수사도 해야 되고 단속도 해야 됩니다. 그런데 지금 콘트롤센터가 없는 게 이게 문제입니다.
[앵커]
총기 신고 기간도 있지 않습니까? 보통 경찰에서 일정 기간을 둬서 신고하면 어느 정도 면책을 해 주는 그런 것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인터뷰]
그건 실효성이 별로 없습니다. 왜냐하면 불법무기 자진신고라고 해서 1년에 2번씩 운영을 하는데요. 자진신고하면 자진신고된 총이 별로 범죄와는 관련성이 떨어지는 범죄입니다.
[앵커]
이번에 더 무서웠던 것은 사냥용 엽총이라고는 하는데 이번 피해자들을 보면 모두 한 발씩에 모두 살해가 되지 않았습니까? 그렇게 치면 전문가가 아니어도 정확히 조준할 수 있다는 게 되는데 그게 실제로 가능한 겁니까? 어떻게 봐야 할까요?
[인터뷰]
이게 조준경도 있고 실탄 두 발만 있으면 연속 사격 두 발에 연속 사격도 가능합니다.
[앵커]
어느 누구나 그 엽총을 갖게 되면 그렇게 살해 도구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까?
[인터뷰]
그렇습니다. 그래서 사냥용 총, 이 방송 들으신 엽사들은 귀찮게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사냥용 총에 대해서는 수렵허가지역에 있는 주민들도 상당히 불안해 합니다. 이번에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진짜 개선해야 됩니다.
세금을 얻기 위해서 이 수렵허가 기간을 하거든요. 그런데 관리감독은 전부 경찰에만 떠넘기는 겁니다. 수렵허가기간에 총을 사용할 때는 수렵허가지역의 경찰서에 신고를 하고 실탄은 전부 다 경찰에서 관리를 해서 수렵허가지역에서 나눠주고 끝나면 전부 다 회수할 수 있도록 이런 조치로 돼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는 말씀이신데요. 그런데 이번에 만약에 관리가 철저하게 이루어졌다면 사전에 예방할 수 있지 않겠느냐, 이런 의견도 나오는데 나이가 들수록 분노조절이 잘 안 되다 보니까 운전을 할 때도 보면 적성검사를 정기적으로 하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총기소지하신 분들도 뭔가 그런 검사로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지에 대한 부분도 살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을 하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인터뷰]
저도 그 부분에 대해서 충분히 공감을 하고요. 사실 제가 정신과 의사로서 일을 하지만 중간에 운전면허가 이 분이 계속 유지하는지 아닌지 적합한 소견을 구한 것은 여러 차례 제가 경험을 했습니다마는 총기 사용하는 분들이 이 총기를 사용할 수 있을지 자문을 받은 것은 제가 요청을 받은 적이 없거든요.
그만큼 내주면 사각지대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고요. 총기를 허가할 때부터 철저한 검사는 어렵겠지만 스크린 차원에서라도 이 분의 분노조절 정도를 어느 정도 알아보는, 그런 부분이 생긴다면 앞으로 이런 사고를 많이 줄이지 않을까, 그렇게 기대를 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 시스템적인 것도 필요하겠고요. 그런데 요즘 층산소음 다툼으로 인해서 싸움이 벌어지기도 하고요. 운전을 하다가 돌을 던지는 경우도 있고 주변에도 상당히 위험요소들이 많지 않습니까. 그런 사람들의 이상징후를 미리 알아챌 수 있는 그런 징후도 있을까요?
[인터뷰]
우리가 서로 갈등이 생기고 대화를 나눌 때 쉽게 흥분하거나, 언성이 높아지면서 극단적으로 나오는 사람들은 분노 조절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과 다툼을 멈추는 게 현명한 방법이고요. 이기려고 끝까지 싸우는 게 아니고요.
지금 말씀드린 대로 비단 총기사고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소소한 자극, 다툼 때문에 크게 일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것은 사회적 분위기와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우리 사회적 분위기가 남들을 배려하고 이타주의나 공감, 도덕감이 올라가 있는 게 아니고 전부 자기중심적이고 너무 경쟁적이고, 남이야 어떻든 나만 잘되면 된다는 이기주의가 많이 팽배했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건 사회전체가 남을 좀 생각하고 배려하는 문화적 일종의 캠페인, 무브먼트라도 벌여서 이참에 사회적 분위기의 개선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앵커]
특히 화성사건 같은 경우에는 안타깝게 현장에 출동했던 이강석 파출소장께서 순직하셨거든요. 평소에도 모범적이셨는데 안타깝게 희생이 됐습니다.
이러다 보니까 방탄복 같은 게 파출소에 지급이 안 되어 있는 게 현실이고 실제로 현장에 출동했을 때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출동했거든요. 개선될 부분 아니겠습니까?
[인터뷰]
제가 경찰하면서 가장 장비가 시급히 지급되어야 될 곳이 파출소입니다. 파출소에서는 현장과 가까이 있기 때문에 빨리 출동하거든요. 특히 가정폭력 신고라든가 흉기를 들고 있다, 총을 들고 있다 신고가 들어오면 파출소 직원들은 나가는데 보호장구가 없는 겁니다.
방탄복이 지급이 안 되어 있고, 방탄복은 현장과 거리가 먼 특공대 직원들에게만 지급이 된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나마 있는 방범복도 이게 취약요소가 너무 많고 이게 무겁습니다. 그리고 파출소에 단 두 벌밖에 지급이 안 됩니다.
이번에 현장에서 일어나는 범죄가 뭐고 현장에서 직원들이 무슨 위협을 느끼느냐. 그리고 직원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장비가 무엇인가, 지급이 안 됩니다. 이래서 어떻게 무슨 매뉴얼대로 행동을 해라, 매뉴얼대로 조치해라, 장비가 없는데 어떻게 매뉴얼대로 할 수가 있겠습니까?
이런 것 빨리 개선해야 된다고 봅니다.
[앵커]
방탄복이 얼마죠? 한 벌에.
[인터뷰]
방탄복이 아마 제가 알기로는 우리나라에서 만들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나마 구형 방탄복이 있는데요. 무겁습니다. 방탄복도 지급하면 뭐 합니까? 무거운데요. 빨리 출동해야 되는데 무거워서 할 수가 없는데요. 좀 급소만이라도 커버할 수 있는 신형 방탄복, 경량 방탄복으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총기사건이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보장도 없고요. 또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런 장비도 상당히 시급하고 그리고 그런 사건이 벌어졌을 때 대응하는 법에 대한 매뉴얼도 조금은 점검이 필요하지 않나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인터뷰]
현장에 있는 직원들이 하는 얘기가 있습니다. 경찰청에서 만든 매뉴얼은 현장과 맞지 않고 추상적이라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그때그때 상황은 매뉴얼대로 움직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매뉴얼은 현장직원들의 얘기를 듣고 장비, 안전장구, 이걸 먼저 지급해 준 다음에 아주 의무적으로 출동해서 할 수 있도록 그렇게 해 줘야 합니다.
[앵커]
정신과 전문의시니까요. 이렇게 여러 가지 분노조절을 못 해서 일어난 범죄에 대해서 누구나 그런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본인이 정말 화가 치밀 때 이걸 가라앉히는 방법은 없겠습니까?
[인터뷰]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상황, 혹은 그 자리를 떠나라고 얘기를 하고 있거든요. 그 상황을 벗어나야지 내가 지금 화가 나 있는데 나를 화나게 만든 사람들이 앞에 있으면 좀처럼 흥분을 가라앉히기 힘들거든요.
또 갈등상황에 계속놓여있으면 자신이 계속화가 나면 멈추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그 자리를 벗어나는 되는 거죠. 그러니까 아까 파출소장님이 순직하시고 굉장히 참 어려운 일이 있었는데. 거기서도 물론 그분이 잘 하시려고 하셨겠지만 제압보다는 사실은 진정시키는 차원에서 잠시 시간을 두고 접근하면 어땠을까 하는, 물론 이것은 하나의 추정입니다마는. 우선 분노로 가득찬 사람한테는 자극을 시키는 것보다는 진정을 시키는, 그리고 그 상황을 벗어나게끔 그렇게 해서 좀 시간을 버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제가 한가지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것은 사람으로부터 위협을 받을 때 신변보호를 요청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신변보호를 누구한테 요청을 합니까? 그리고 경찰에다 요청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경찰에서는 위급하면 112로 신고해라, 이런 얘기밖에 못하거든요.
우리 사회가 분노를 느끼는 사람으로 부터 내가 위협을 당할 때, 가정폭력이든 사실혼 관계에 있는 데이트폭력이든간에 위협을 느낄 때 누구에게 구조요청을 하고 그러한 신변보호를 해 줄 수 있는 그런 기관과 시스템이 있느냐, 없고 부재한 상태입니다. 이것부터 개선해야 된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앵커]
그런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작은 일도 더 커지는 일이 상당히 많았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인터뷰]
외국 같은 경우는 테러가 벌어질 때 특공대를 투입해서 제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마는 그 전에 전문가들이 설득을 나서거나 뭔가 상황을 좀 진정시키려고 하는 노력이 있지 않습니까. 우리나라도 그런 쪽의 접근이 앞으로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앵커]
잇단 총기 사고, 대책 알아봤는데요. 경찰서장 출신인 박상융 변호사, 정신과 손석한 전문의였습니다. 두 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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