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제목 : 동영상, 내 뇌를 파괴한다(에듀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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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5   13:5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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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시사·교과상식] 동영상, 내 뇌를 파괴한다

이원상 기자

입력:2016.11.23


웹드라마, 안무영상 ‘짧은 동영상’에 중독된 초등생들

《 요즘 시도 때도 없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짧은 동영상’에 푹 빠지는 초등생들이 많다. 5분 남짓한 유튜브 영상이나 웹드라마를 하루라도 보지 않으면 잠이 오질 않을 정도로 중독현상을 보이는 초등생들도 늘어나고 있다. 길거리를 걸을 때는 물론이고 화장실에서 ‘큰일’을 볼 때도, 밥을 먹을 때도, 학원 버스 안에서도 눈은 스마트폰 동영상에 ‘꽂혀’ 있다. TV보다는 스마트폰을 통해 동영상 콘텐츠를 보는 청소년층이 늘어나면서 짧은 시간에 금방 보고 넘어갈 수 있는 영상들이 온라인에 쏟아져 나오는 것. 하지만 이런 짧은 동영상에 어느덧 중독이 되면,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현실에 적응하질 못하는 부작용마저 겪을 수 있다. 요즘 초등생들을 ‘습격’하는 짧은 동영상의 심각성을 살펴보자. 》


연관 동영상 보다 3시간 훌쩍

경기 의왕시의 한 초등학교 6학년 A 양은 평소 좋아하던 아이돌 그룹 엑소가 웹드라마에 나온다는 얘기를 듣고 이 웹드라마를 스마트폰으로 찾아보다 짧은 동영상에 저주처럼 빠지고 말았다. A 양은 “웹드라마를 알게 된 후로는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한다”면서 “학교 끝나고 집에 와 간식을 먹을 때나 학원으로 향하는 길에도 미리 내려받은 웹드라마를 본다”고 했다. 부모님이 집에 없을 때는 2∼3시간씩 볼 때도 있다는 것.  

서울 강남구의 한 초등학교 5학년 B 군은 게임을 잘하기 위한 노하우를 설명하는 짧은 유튜브 동영상을 태블릿PC로 습관처럼 찾아본다. 친구들 사이에 인기 있는 게임에 관해 잘 알아야 친구관계를 유지하는 데 좋기 때문이다.

전남의 한 초등학교 4학년 C 군은 “친구들과 만나면 항상 짧은 동영상을 스마트폰으로 함께 보게 되는 게 일상이 됐다”면서 “유튜브에서 무작위로 영상을 골라보는데 친구들과 나누는 대화의 주제도 그날 동영상에 나온 이야기뿐”이라고 전했다.

특정 동영상을 클릭했을 때 줄줄이 함께 뜨는 ‘연관 동영상’들 때문에 낭패를 보는 초등생도 많다. 충북 청주시의 초등학교 5학년 D 양은 평소 관심 있던 장난감에 관해 설명해주는 유튜브 영상을 클릭했다가 그 밑에 연관 동영상으로 뜬 애니메이션을 보고 푹 빠졌다.

“영상 당 시간이 3분 정도밖에 안 되니까 ‘딱 하나만 더 보고…’ 하면서 다른 영상들까지 자꾸만 눌러보게 되더라고요. 결국 1시간이 넘게 흐르는 바람에 일기 숙제를 하지 못했어요.”(D 양)



현실로 돌아오면 ‘멍’

짧은 동영상에 빠지다보면 정작 현실에선 ‘멍’한 상태가 되기 십상. 경기 시흥시의 한 초등학교 5학년 E 양은 “좋아하는 아이돌그룹이 나오는 뮤직비디오와 안무 영상에 빠진 뒤로는 수업시간에도 계속 그 음악만 귓가에 맴돈다. ‘오빠’들이 춤추는 모습이 담긴 영상만 머리에 생생히 떠오르다 어느 순간 멍해진다”고 했다.  

서울 양천구의 초등학교 5학년 F 양은 “장면이 휙휙 바뀌는 짧은 영상들을 몇 시간씩 들여다보다 현실로 돌아오면 모든 것이 다 느리게 느껴지면서 짜증도 나고 무기력해진다”고 했다. 자극적인 영상들이 주는 시각적인 반응에 몰두하다가 현실로 돌아왔을 때 갑자기 둔감한 반응을 뇌가 보이는 증상을 전문가들은 ‘팝콘 브레인’이라 부르기도 한다.


대구의 한 초등학교 5학년 G 양은 “이제는 10분 이상 긴 영상을 보고 있으면 지루해 참기 힘들어진다. 빨리 넘기거나 아예 보지 않는다”고 했다.



가족·친구와 함께 극복


짧은 동영상은 우리의 뇌를 파괴한다.


손석한 소아정신과 전문의(서울 서초구 연세정신의학과)는 “창의적인 생각과 상상을 하려면 사고활동을 담당하는 뇌의 전전두엽이 활성화되면서 뇌가 전체적으로 활동해야 하는데, 짧은 동영상만 계속 볼 경우 시각과 청각만 자극해 후두엽 등 뇌의 한 곳만 활성화된다”고 지적했다.

짧은 동영상에 중독 되어버린 나, 어떻게 극복할까?


위우정 서울영중초 선생님은 “가족회의를 제안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하루 중 몇 시부터 몇 시까지는 절대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고 가족과 대화하기로 약속하는 것. 위 선생님은 “친구와 함께 동영상 시청 시간을 매일 기록해나가면서 누가 얼마나 빠르게 동영상 시청 시간을 줄여나가는지를 두고 시합을 벌이는 것도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에듀동아 이원상 기자 leews1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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