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비타민] 엄마가 아들을 잘 키우려면
뉴스천지 | newscj@newscj.com
2014.10.12 17:57:44
손석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엄마는 아들을 누구보다도 더 사랑한다. 그러나 엄마는 여자고, 아들은 남자다. 때로는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아서 갈등이 생기고 또 서로에게 상처를 주면서 다투기도 한다. 어떻게 키워야 아들과도 살갑게 혹은 별다른 어려움 없이 대화를 잘 나눌 수 있을까? 아직 사춘기 직전의 어린 아들을 키우는 엄마라면 미리 단단하게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
먼저 여자인 엄마의 입장에서 알아야 할 아들(남자)의 특징에 대해서 알아보자. 남자아이는 여자아이보다 훨씬 더 활동적이어서 행동의 양이 많고, 보다 더 공격적이어서 과격한 행동을 보인다. 운동 능력 역시 일반적으로 남자아이가 앞선다. 행동이 보다 더 산만한 경우도 대부분 남자아이다. 실제로 과잉행동, 산만함, 집중력 부족 등을 주된 증상으로 보이는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의 경우 남자아이가 여자아이보다 3~5배 더 많다. 게다가 부모와의 관계에서 남자아이는 반항성, 불복종, 떼쓰기 등의 경향이 더 높고, 여자아이는 부모의 지시에 대한 순응 내지는 복종의 경향이 더 높다.
한편, 여자아이가 보다 더 감성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 긍정적인 측면에서는 보다 더 풍부한 감성과 정서 표현을 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으나, 부정적인 측면에서는 정서적 충격에 보다 더 취약할 수 있음이다. 그러므로 여자아이가 보다 더 수줍음을 타는 것 역시 정서적 측면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소아기 불안장애의 일종인 ‘선택적 함구증(집에서는 말을 잘 하지만 밖에서는 말을 하지 않는 증상을 보임)’의 경우 여자아이가 남자아이보다 유병률이 더 높다.
의사소통 능력, 즉 언어적 능력의 발달에서도 차이가 존재한다. 언어적 영역의 경우 여자아이들이 더 빠르고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언어발달 장애의 경우 남자아이가 여자아이보다 2~3배 더 많다. 이제부터 아들과의 실제 대화에서 지켜야 할 것들을 살펴보자. 먼저 해야 할 것들이다. 첫째, 남자아이들은 엄마의 말씀을 보다 더 단순하게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기에 돌려서 은유적으로 말하지 말고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아이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한 번에 한 가지씩만 지시하거나 설명을 한다. 주의집중력이 부족하거나 산만한 경우에 특히 더 그렇다. 셋째, 간단명료하게 말하는 것이 좋다. 예컨대 “엄마는 너를 무척 사랑해”라고 말하는 것이 “엄마는 너를 낳았기 때문에 이 세상 누구보다도 더 하늘만큼 땅만큼 무지무지하게 사랑해”라고 말하는 것보다 좋다. 넷째, 아이가 먼저 말을 꺼낼 때는 무조건 끝까지 들어라. 여자아이들처럼 조잘대지 않는 남자아이가 말을 시작하는 것은 훌륭한 자기표현의 기회이자 언어적 연습 시간이다. 중간에 말을 끊지 말고 잘 들어주자.
그리고 다음은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다. 첫째, 가급적 ‘금지’의 말을 자주 하지 않는다. “뛰지 마!” “돌아다니지 마!” “떠들지 마!” 등 아이의 말과 행동을 제한하는 말을 자주 하면, 아이는 자존감이 저하될 뿐더러 반항심도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아이의 표현을 확대 해석하지 않는다. 남자아이들은 아빠처럼 힘이 세어지고 싶어진다. 공룡이나 로봇 장난감을 좋아하고, 싸움 놀이도 즐긴다. 그 결과 때로는 “나는 아빠만큼 힘이 세.” “공룡도 나에게 져.” 등의 표현을 하기도 한다. 이 때 엄마가 “힘만 세서 뭐해?” “폭력은 나쁜 것이야.” 등의 부정적 반응을 보이면, 아이는 자신을 나쁜 아이 취급하는 엄마에게 실망을 하고 화도 느낄 것이다.
셋째, 남자라는 말을 강조하지 않는다. “너는 아들이니까~” “너는 남자니까~”라는 말을 수시로 하는 엄마가 있다. 아이에게 남자에 대한 고정관념을 심어줄 뿐더러 더 강하고 잘 해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감을 안겨주는 표현이다. 넷째, 엄마의 힘으로 제압하는 것 같은 표현을 하지 않는다. “조그만 게 어딜 감히~” “엄마한테 크게 혼날 줄 알아!” 등의 말은 아이에게 당장 두려움을 안겨다 줘서 행동을 통제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효과는 점차 경감되고 오히려 복수심과 반항심을 부추기기도 한다. ‘내가 더 크면 엄마를 꼼짝 못하게 할 것이야’ 등의 다짐을 은연중에 하기도 한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럽고 든든한 아들을 키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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