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한 박사의 마음 나누기 - 아버지 뒤이어 군인의 길… 반대하는 어머니 설득이 필요합니다
어머니 의견 충분히 들은 후 본인의 포부 밝히세요
Q. 대학교 3학년 여학생입니다.
아버지가 군인이시라 국방일보를 잘 알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뜻한 바 있어 거의 매일 꼼꼼히 읽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가족마당’ 지면에 실린 고민 사연을 보니 저랑 완전히 반대되는 내용이라 웃음이 나면서도 기분이 묘해지더군요.
그 학생은 아버지가 본인의 적성과는 관계없이 군인이 되기를 바라셔서 힘들어하고 있었는데 저는 군인이 되고 싶은데 어머니의 반대가 심합니다. 왜냐하면 아버지도 군인이고 오빠도 군인인데 딸까지 군인이 되겠다고 하니 받아들이기 힘드신 거죠.
어머니 심정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죄송스럽기도 하고요.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봐도 제 적성에 맞고 보람을 느끼며 일할 수 있는 곳은 군대뿐입니다. 어머니를 잘 설득할 방법이 없을까요?
A. 한 학생은 군인이 되기 싫은데 아버지가 원하시고, 또 다른 학생은 군인이 되고 싶은데 어머니가 원치 않으시네요. 이처럼 진로 선택에 자신의 바람과 부모의 기대가 일치하지 않을 때 가족 간 갈등과 반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번에도 말씀드렸듯이 자신의 진로는 자신이 직접 결정하는 것이 옳습니다. 그것이 다른 사람들을 해하거나 사회 질서에 반하지 않는 이상 직업 선택의 자유는 온전하게 본인에게 있지요. 다만 부모님은 자녀의 결정 과정에서 조언과 충고를 해 주실 뿐입니다.
하지만 “내 일이니까 내가 알아서 한다”는 식으로 어머니에게 말씀드리면 어머니는 무척 서운하고 배신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내가 오랫동안 공들여서 사랑으로 키운 자식인데 엄마인 나를 남 취급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요. 이와 같은 설득 방식은 매우 곤란합니다. 따라서 먼저 어머니가 반대하는 이유를 더욱 충분하게 들어보세요. 남편과 아들이 군인이라는 점 외에 더욱 더 구체적인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예컨대 여러 곳을 돌아다녀야 한다든지 혹은 체력적으로 힘이 든다든지 혹은 훈련 과정에서 사고의 위험이 도사린다든지 하는 등입니다. 그러고 난 다음에 어머니를 안심시켜 주세요.
그러한 어려움 혹은 불이익을 다 감수할 수 있을뿐더러 실제로 불행한 일들은 일어나지 않을 것임을 자신 있게 말씀드리세요. 즉 어머니의 부정적 인식을 더욱 더 긍정적으로 바꿔놓는 일이 중요합니다. 또한 오랫동안 신중하게 생각해서 내린 결정이라는 사실도 강조해서 들려주세요. 마지막으로 나의 행복을 위한 길임을 덧붙여주세요. 나의 행복이 곧 어머니의 행복으로 이어질 것이고, 그것이 전체 가족의 행복으로 퍼질 것이라고 말씀드리세요. 한편으로는 이미 군인이 된 아빠와 오빠의 도움을 요청하세요. 아빠와 오빠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마음가짐이 이미 있을 테니 어머니 설득에 지원을 부탁하면 아마 기꺼이 들어줄 것입니다.
내가 가만히 있어도 누군가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도움을 청할 때 길이 열린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어머니에게 일방적인 통보가 아니라 허락을 받는 태도로 다시 한 번 적극적으로 설득해 보십시오. 만일 어머니의 마음이 움직이면 크게 고마움을 표현하시고, 실제로 훌륭한 군인이 되기 위한 많은 노력을 게을리하지 마세요. 그리고 어머니에 대해서 앞으로도 계속 효도를 잘 실천하는 것도 잊지 마시고요.
‘손석한의 마음 나누기’는 직업군인 혹은 그 가족들이 부부관계, 가족문제, 자녀교육 등 살아가면서 겪는 여러 가지 고민과 사연을 보내오면 전문가가 답하는 코너입니다. 질문자는 무기명으로 처리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보내실 곳 letter@mnd.mil, letter3753@naver.com (문의 02-2079-3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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