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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정신과 둘러싼 엄마들의 오해(내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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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정신과 둘러싼 엄마들의 오해


일곱 살 아이를 키우는 정미숙(가명, 38·경기 광명시 하안동)씨는 최근 이상행동을 보이는 아이 때문에 잠 못 이룬다. 아이가 갑자기 산만해지더니 예상 밖의 과격한 행동을 하기 때문. 아이에게 무슨 문제가 생긴 건 아닌지, 행여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는 아닌지… 소아정신과를 찾아 전문의에게 꼬치꼬치 묻고 싶지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바로 이런 오해와 걱정 때문이다.

소아정신과에 대해 알아둬야 할 것
아이의 이상 증상을 보여도 소아정신과에 가지 못하는 부모들이 많다. 모두 소아정신과를 둘러싼 편견 때문이다. ‘정신과’라는 선입관도 있지만, 무엇보다 어린아이들이다 보니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 그러나 차일피일 미루다 오히려 상태가 악화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아이 키우는 부모가 알아둬야 할 소아정신과를 둘러싼 오해에 대해 알아봤다.

오해 1│소아정신과는 심각한 문제가 있는 아이들만 가는 곳?
‘정신과’라는 명칭 때문에 생기는 많은 부모들의 선입관이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정신과 정유숙 교수는 “아이들이 심각한 문제가 있어야 소아정신과를 방문하는 건 아니다”라며 “발달 과정에 누구나 일시적이고 상황적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 요즘 소아정신과에 가보면 친구 관계에 따른 스트레스, 부모와 관계 악화, 학습 부진 등 일상적인 문제로 내원하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 전문의는 이렇게 가벼운 문제는 일찌감치 병원을 찾으면 보다 빠른 치료가 가능하다고 밝힌다. 같은 문제라도 부모나 전문가의 도움 유무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하면 마음속 깊이 더 곪을 수도 있다.

오해 2│소아정신과에서 주는 약은
신경안정제다?
소아정신과는 물론 일반 정신과에서 주는 약은 모두 신경안정제라고 믿는 엄마들이 많은데, 이는 명백한 오해다. 소아정신과에서 처방하는 약은 대부분 신경안정제가 아니며, 신경안정제는 의존성에 문제가 있어 요즘은 어른에게도 단기간만 처방하고 그 빈도도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우울 불안제, 주의 집중력 강화제, 기분 조절 약물, 틱 치료제 등 누적되는 부작용이나 습관성 걱정 없이 안심하고 투여할 수 있는 약이 처방된다. 부작용 역시 장기에 손상을 주거나 누적되는 부작용이 아닌 단기간에 그치거나 불편을 야기하는 정도일 뿐이다.

오해 3│약물 치료는 최후의 방법이다?
“아이에게 약이 해가 되지 않을까요?” 소아정신과에 오는 대다수 부모들이 한번쯤 하는 질문이다. 더 나아가 “약은 최후의 치료 방법이니 가급적 쓰지 않는 게 좋겠죠?”라는 질문까지 이어진다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약은 결코 최후의 치료 방법이 아니다. 약을 초기에 사용하는 것이 적절한 경우도 있으며, 오히려 약물 치료가 중요한 질환도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고집을 부려 아이에게 약을 먹이지 않고 검증되지 않은 치료를 받으면 외려 증상이 악화되기 쉽다는 게 전문의들의 지적이다.

오해 4│소아정신과 진료 기록이
남아 불이익이 많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다 보니 여러 가지 생각할 게 많다. 그중 하나가 ‘정신과 진료 기록’에 대한 우려다. 행여 아이가 자라 취업 등에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지 걱정스러운 것. 하지만 의무 기록의 외부 유출은 의료법으로 엄격하게 금지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 넘겨진 자료도 본인의 동의 없이 외부인이 열람할 수 없다. 소아정신과 진료 기록은 해당 병원에 10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5년간 보관된다. 민간 보험 가입 시 차별은 불법이므로 적극적으로 대항할 필요가 있다.

소아 정신 질환에 대해 알아둬야 할 것
부모들이 소아정신과에 가기를 망설이는 데는 소아 정신 질환에 관한 잘못된 정보도 한몫한다. 종종 자신에게 쏟아질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 망설이는 부모도 적지 않다. 소아 정신 질환에 관한 엄마들의 오해를 풀어봤다.

오해 1│정신 질환을 앓는 아이들 뒤에는
문제 부모가 있다?
100퍼센트 부모에게 문제가 있다고 말할 수 없다. 인격이 훌륭한 부모도 아이 문제로 소아정신과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부모의 양육 태도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은 있다.
연세신경정신과 손석한 원장은 아이와 소아정신과에 오는 엄마들에게 공통된 특징이 있다고 말한다.
이는 잔소리형, 체벌형, 지배형, 노예형, 걱정형으로 나뉜다. 그렇다고 모두 ‘내 탓’으로 돌리는 것도 문제다. 정유숙 교수는 부모가 지나친 죄책감을 갖는 것은 아이를 돕는 데 오히려 방해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오해 2│아이들도 어른과 똑같은 상황에
스트레스를 느낀다?
스트레스가 질병이 원인이 되는 현대사회에서 아이들의 스트레스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아이와 어른은 서로 다른 지점에서 스트레스를 느낀다. 정유숙 교수는 “아이에겐 스트레스를 극복하거나 피하는 능력이 없어 어른들에게 아무것도 아닌 일이 큰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고 밝힌다.
이를테면 자신이 없거나 싫은 일을 해야 할 때, 아무 일 없이 무료하게 있어야 할 때 등이 모두 아이에게 큰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는 것. 강도가 심하면 짜증과 불안 증세를 보일 수도 있다. 갑자기 배가 아프고, 손톱을 물어뜯고, 밤에 오줌을 싸고, 눈을 깜빡이는 틱 증상을 보이는 것도 모두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나타내는 증상이다.

오해 3│주의가 산만해도 나중에
정신만 차리면 집중할 수 있다?
많은 부모들이 소아 정신 질환은 아이가 자란 뒤 나아지고 사라질 거라는 기대를 한다. 물론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증상이 줄어드는 질환도 있지만, 대부분 의학적인 도움이 필요한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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